독이 든 버섯피자, 오페라가 넷플릭스보다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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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가 지난 8일 개막해 16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인기리에 진행중이다.
<버섯피자> <봄봄> <푸푸게노 똥밟았네> 세 작품이 공연중인데, 순우리말에다 TV드라마보다 더 몰입감있는 진행으로 관객의 찬사를 받고 있다. 푸푸게노> 봄봄> 버섯피자>
극 규모에 맞게 무대 옆 문진탁 지휘로 안희정의 피아노와 백순재의 일렉톤 반주는 노래와 극 분위기를 잘 살려주었다.
<푸푸게노 똥 밟았네> 는 13일과 15일, <봄봄> 은 14일 공연이다. 봄봄> 푸푸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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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영 기자]
▲ 오페라 '버섯피자' 공연 후 제작진 출연진이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
ⓒ 박순영 |
오페라팩토리(대표 박경태) 제작의 <버섯피자>는 지난 9일 오후 3시와 7시 30분, 12일 오후 7시 30분에 공연되었다. 불륜을 소재로 했지만 주인공들의 심리가 맛깔스런 노래 속에 자연스레 펼쳐지고 또한 권선징악이 유쾌하게 뚜렷한 작품이었다. 바람핀 놈들이나 이를 시기질투하는 놈들이나 주인공 네 명이 마지막에 다 죽고 죽이는데, 슬프거나 비참하지 않고 "그럴 만하네!"라는 통쾌함이 있다고나 할까.
은빛 차양막과 식탁과 소파 그리고 남녀주인공 네 명의 훌륭한 노래와 맛깔스런 연기만으로도 관객은 실컷 노래 듣고 웃고 갈 수 있었다. 하늘색 치마에 풍성한 몸매의 여동생 포비아(메조 소프라노 김미소)는 언니, 진분홍 드레스의 날씬한 여주인공 볼룹뚜아(소프라노 이소연)가 왜 그렇게 맨날 보는 남편을 기다리는지 궁금해한다.
결국 그것은 바로 "애인!"이라고 언니가 실토하고, 월요일 목요일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만 되면 두 시간 동안 언니가 자기더러 시장봐오라 했던 이유를 "여지껏 바보같이 몰랐던" 포비아는 알게 된다. 이 사이 남편 포르마죠(바리톤 염현준)는 사냥을 가 있는 것이고, 약속시간을 안 지키는 게 인생 쥐약인 젊은 운전사 애인 스콜피오(테너 조철희)는 4시가 넘었는데도 아직 안 왔다.
이 모든 것이 대사가 거의 없이 노래로만 되는 송스루(Song-Through)형식으로 노래되는데 세이모어 바랍 대본과 작곡의 극은 핵심적인 가사를 반복하며 간단한 멜로디에 담아 편하고 재미있었다. 극 규모에 맞게 무대 옆 문진탁 지휘로 안희정의 피아노와 백순재의 일렉톤 반주는 노래와 극 분위기를 잘 살려주었다. 여기에 성악의 톤을 우리말 발음에 정확하게 담은 성악가들의 열연 덕분에 번안된 가사도 귀에 쏙쏙 꽂히며 우리말 오페라라는 장르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 오페라 '버섯피자'는 맛깔스런 우리말 노래와 연기로 불륜을 위트있게 꼬집었다. |
ⓒ 오페라팩토리 |
버섯에 독을 타 언니가 남편을 죽이기로 했다는 것을, 여동생이 형부에게 몰래 알려주면서 뜬금없이 "사랑해요~!"를 외치니 답변이 더 가관이다. "나도 사랑해~!". 그렇지만 자신은 유부남이라 안 되지 않냐고 얘기한다. 이에 처제가 형부를 관객 쪽으로 데려가 귓속말을 한다, "먹지 마요, 버섯핏자". 이렇게 의외의 스토리와 장면별로 요즈음의 버라이어티쇼 SNL을 보는 것처럼 위트가 있었다.
볼룹뚜아 역 소프라노 이소연의 깜찍한 표정과 고음의 장식음 연주, 포르마죠 역 바리톤 염현준의 경쾌하고 다부진 노래, 스콜피오 역 테너 조철희의 버섯피자로는 죽지않는 능청스런 연기와 해맑은 목소리, 형부를 사랑하는 포비아 역 메조소프라노 김미소의 "내가 죽다니!"라며 노래 부르는 유령연기와 노래까지 이강호의 연출로 균형 잡힌 오페라 무대가 되었다. <버섯피자>는 16일 오후 3시 공연이 남았다. <푸푸게노 똥 밟았네>는 13일과 15일, <봄봄>은 14일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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