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호 KIC 사장 "상반기 수익률 8.25%‥전주 이전 방안 비현실적"(종합)

박소연 2023. 7. 13. 15: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올해 글로벌 경제가 연착륙(Soft Landing) 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심각한 침체가 찾아올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진 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KIC 창립 18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가계 및 기업 등 경제 주체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고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금리 환경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경기가 어느 정도 둔화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가벼운 침체로 지나가거나 물가가 하락하면서 소비와 투자 등 경제 전반이 안정화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해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경기는 둔화하면서 시장금리는 점차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 또한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기준금리 인상의 누적효과가 뒤늦게 나타나면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며 "지속해서 실물 경제 지표를 면밀히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KIC는 올 상반기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 속에도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 투자 수익률 8.25%를 기록했다.

KIC는 지난해 -14.36%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올해 들어 수익률이 크게 반전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주식 수익률은 14.3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채권 수익률은 1.87%를 기록했다.

진 사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선진국에서 양호한 실물경제가 유지되며 경착륙 및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났고 그 결과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를 지나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과 함께, 긴축 우려도 다소 완화됐다.

올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금융 섹터의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KIC는 SVB 사태 이전부터 금융 섹터에는 벤치마크(기준점) 대비 낮은 비중으로 투자해 리스크(위험)를 관리할 수 있었다고 진 사장은 언급했다.

올해 챗 GPT가 인공지능 열풍을 촉발한 가운데 미국 기술주에 꾸준히 투자를 확대해 온 점도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대체 자산 수익률은 매년 연말에 자산 재평가를 하는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최근 5년 연 환산 수익률 9.68%를 기록했다.

진 사장은 KIC의 투자성과 개선을 위한 중장기 계획도 발표했다. 그는 "2025년까지 대체투자 비중을 25%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2021년 진 사장의 취임 당시 전체 포트폴리오의 16% 수준이던 대체투자 비중은 지난해 23%까지 늘어났다.

그는 또 "신규 투자 거점 확보의 일환으로 우선 올해 말까지 인도 뭄바이 사무소 설립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수혜 지역이자 세계 최대 인구국으로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진 사장은 "KIC는 뭄바이 사무소 설립을 통해 인도 현지에서 벤처 및 인프라 등 우수한 대체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대한민국 투자의 영토를 넓히는 일에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기업이 첨단 기술 확보 등을 위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나설 때 공동 투자자로 참여해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국가 차원에서 중요한 전략 산업 등을 중심으로 공동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진 사장은 이날 KIC 전주 이전 유치와 관련한 공식 입장도 처음 밝혔다.

그는 "이전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 단장으로 있었던 만큼 전주에서 KIC를 유치하려고 하는 이유나 배경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당장 KIC는 인원도 많지 않고 해외투자만 하는데, 전주로 가면 인력들이 상당히 많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외 출장도 많고 외국 고객도 많이 오기 때문에 여러 불편함이 있다"며 "전주 상황은 이해하지만 KIC를 이전함으로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게 답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월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IC 본사를 전주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상 KIC의 사무소 소재는 정관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정관에서는 주된 사무소를 서울특별시에 두도록 하고 있다.

한편 국부펀드 KIC는 2005년 10억 달러의 운용자산으로 출발했다. 현재 운용 규모는 1800억 달러(약 230조원) 규모다. 설립 이후 KIC가 투자를 통해 창출한 수익은 약 700억 달러(약 90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주식과 채권을 비롯해 부동산, 인프라, 사모주식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투자를 개척해 왔다. 설립 18년 만에 글로벌 14위 규모의 국부펀드로 성장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