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숲에서는 캠핑도 차박도 가능하지요

이완우 2023. 7. 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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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성수산 생태 관광지의 국민여가캠핑장 답사

[이완우 기자]

 성수산 왕의 숲 생태관광지 안내도
ⓒ 이완우
전라선 철도 임실역에서 동북쪽으로 10km 거리에 임실 성수산 왕의 숲 생태관광지가 있다. 이곳은 예전에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김한태 나무 할아버지 이야기의 배경이 된 숲이었다. 장마철에 윤기가 살아있는 숲길을 12일 오전에 걸으며 살펴보았다.

이곳은 나무가 희망이라는 산림녹화 목적으로 1962년부터 이곳에 편백과 낙엽송 등 33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1996년부터 임실 성수산 자연 휴양림으로 건강 증진과 자연 치유의 역할을 해 온 생태 숲의 세상이다. 성수산 왕의 숲 생태관관광지에서 임도를 따라 2.4km의 성수산 상이암 계곡을 올라가면 고려와 조선의 왕조를 세운 왕건과 이성계의 설화가 전해오는 유서 깊은 천년 고찰인 상이암이 나온다.

숲은 수많은 자연의 생명체들이 서로 어울려 자급자족하는 생태계의 공간이다. 숲속에서 생명체들은 서로가 주인공이고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 숲은 시작과 끝을 모르는 긴 세월을 생명체마다 한살이를 거듭하며 순환하고 있는 영원한 생명의 공간이다.
  
 성수산 절벽의 층리와 절리
ⓒ 이완우
 
성수산 왕의 숲 생태관광지 주차장에 도착하면 숲의 이미지에 맞게 목재로 지은 방문자센터가 있다. 주차장을 내려다보는 절벽에 암석의 절리와 층리가 기묘하여 지질 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임도에는 단풍나무가 가로수로 줄지어 있다. 가을 풍경이 멋진 단풍나무는 손바닥처럼 갈라진 잎사귀가 특징이다.

이 나무는 안개꽃보다 작은 붉은 꽃이 봄에 피어 가을에 작은 부메랑 모양의 열매가 익는다. 이 열매는 나무에서 떨어지며 공중에서 빙빙 돌면서 팔랑개비처럼 떨어져 어린 시절의 놀이를 떠올린다. 수액에 당분이 많아 진딧물 모이고 무당벌레가 진딧물을 찾아오는 단풍나무는 한 그루가 하나의 생태계이다.

성수산 자연학교와 국민여가캠핑장으로 가는 임도에서 나무의 눈높이로 숲을 헤아려 본다. 이 캠핑장에서는 캠핑과 차박이 가능하며 숲속에서 글램핑의 여유도 즐길 수 있다.
 
 성수산 왕의 숲 임도
ⓒ 이완우
숲과 자연을 인간 주변의 환경으로 인식하고 자원으로 활용하는 대상으로만 보는 관점에서 일단 벗어나고 싶다. 숲속의 나무 곁에 서서 눈을 감고 마음을 낮추고 나무의 숨결을 따라 호흡하고 숲의 푸른색에 동화되어 본다.

메타세콰이아의 우람한 숲 그늘이 서늘하다. 낙우송과 수삼나무라고도 하는 이 나무는 높이 50m까지도 잘 자란다. 멸종된 것으로 알고 있다가 발견된 이 나무는 옛날 공룡 시대부터 살아왔다. 키 큰 나무 녹색 어둠의 숲에 공룡이 어슬렁거리는 듯하다.

느티나무가 계곡의 물소리를 울창한 그늘로 덮고 있다. 느릅나뭇과 교목으로 수형이 둥근 이 나무는 그늘도 넓은 짙어서 시원하여 정자나무로 사랑받는다. 천 년 수명을 훌쩍 넘기는 노거수는 은행나무와 소나무 다음으로 느티나무가 많다. 신라 시대에는 이 나무를 신성시하여 벌채를 금지하고 마을을 수호하는 신목으로 받들었다고 한다.
 
 성수산 왕의 숲 계곡
ⓒ 이완우
숲속에 국민여가캠핑장이 산뜻하게 단장되어 개장을 기다린다. 요즈음 태양광 발전 시설이 많아지고 있다. 식물은 출현할 때부터 태양광을 전지처럼 활용하여 광합성 탄소동화작용을 하였다. 식물이 본 인간은 포도당 한 알을 스스로 못 만들면서 자신들이 배출한 산소를 호흡하며 자신들 같은 녹색 식물을 먹이로 하는 종속 영양 생물일 뿐이다.

포플러의 작은 손바닥 같은 나뭇잎이 바람에 팔랑거린다. 이 나무는 빨리 자라고 키가 커서 예전에는 도로변 가로수와 마을 풍치림으로 선호되었다. 이 나무는 목재가 부드러워 젓가락이나 성냥개비를 만들었고 느타리버섯 등 식용버섯을 재배하는 톱밥이 되기도 한다.

플라타너스는 공기 정화 능력이 탁월하다. 빽빽한 흰색 털이 잎과 잎자루에 촘촘하여 미세 먼지와 오염 물질을 잘 걸러낸다. 이 나무는 한 그루가 한 시간 동안에 수분 증산량이 에어컨 한 대가 1시간 40분간 발산하는 수분량과 같아서 도시의 열섬 현상에 효과가 크다고 한다. 이 나무는 나무껍질이 비늘처럼 떨어지면서 줄기에 군데군데 희끗희끗한 반점을 나타내고 가을에 둥근 열매는 방울 같아서 아이들이 즐겨서 놀았다.
 
 성수산 왕의 숲 편백
ⓒ 이완우
휴양림의 관리동 뒤로는 자연휴양림의 중심 숲인 편백이 우거졌다. 식물의 과제는 햇빛을 잘 확보하는 것이 첫째이고, 잎까지 물을 끌어 올리는 것이 둘째이다. 첫째 과제는 키를 높이고 줄기를 옆으로 뻗쳐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해결했다. 둘째 과제는 모세관현상의 물리법칙을 활용하여 힘들이지 않고 때로는 수십 미터의 나무 끝까지 물이 올라오게 하는 물관을 발명하여 해결하였다. 식물은 영리하고 지혜로운 생명체이다.
성수산 자연휴양림에는 피톤치드가 많은 나무인 편백 숲이 여러 곳에 있다. 측백나뭇과인 이 나무는 봄에 가지 끝에 작은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녹색의 붉은색 구과가 맺힌다. 이 나무는 목재 표면이 매끄럽고 향기가 좋아서 오래된 역사적인 목조 건물로 남아 있다. 이 나무는 니스나 페인트칠하지 않고 원목 그대로 가구로 사용한다.
 
 성수산 임도 짚신나물 꽃
ⓒ 이완우
 
편백 숲이 우거진 생태수목원을 지나면 성문동 계곡의 폭포 산책로가 있다. 장마철 계곡물이 제법 폭포를 이루어 흐른다. 이 계곡 입구에 서니 시원함을 넘어 서늘하다. 숲속의 계곡에는 바람이 계곡물처럼 낮게 흐른다. 숲속 임도에 짚신나물이 노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경사진 길을 올라서니 상이암의 무량수전이 보인다. 화백 한 그루가 나무 높이 25m, 가슴높이 둘레가 3.8m의 우람한 자태이다. 이 나무는 튼실한 밑동을 바탕으로 중간에 9줄기가 용솟음치듯 하늘로 기세 좋게 솟아올라서 이곳이 구룡쟁주 명당임을 증명하는 듯하다. 칠성각 앞에도 화백이 두 그루가 있는데 17m와 12m 높이로 당당하니 성수산 상이암은 화백이 인상적인 명소이다.

도선 국사가 875년에 창건했다는 상이암(당시는 팔공산 도선암)은 구룡쟁주(九龍爭珠)의 명당 터라고 한다. 성수산(876m)을 등산하면서 보현봉에서 바라보면 부채꼴 모양의 산줄기가 상이암으로 모여드는 산세이다. 아홉 마리 용이 여의주를 향하여 날아오는 형국이어서 감탄을 자아낸다.
 
 성수산 성문동 계곡 폭포
ⓒ 이완우
지구 전체의 생물량 중에서 식물이 82%라고 한다. 5억 년 전에 바다에서 육지로 상륙한 원시적인 식물이 여러 갈래로 진화하고 번성하여 지구를 식물 행성으로 만들었다.
임실 성수산 왕의 숲 생태관광지의 휴양림과 국민여가캠핑장이 10월에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나무의 눈높이로 숲에 다가가고 싶은 마음으로 개장을 앞둔 생태관광지의 시설을 미리 답사해 보았다.
 
 성수산 상이암 화백
ⓒ 이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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