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눈에 띄네'…K배터리 3사 2분기 성적표 뜯어보니
질적 성장 집중해 영업이익률 제일 높아
고성장에도 기대치보다 부진한 LG엔솔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배터리 업체들 중에서 지난해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서도 삼성SDI의 선전이 더 빛을 발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없이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27일 발표될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예상치)는 45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1% 상승한 수준이다.
다른 양사도 전년 대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2분기 영업이익 6116억원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SK온은 지난해 동기 3266억원 영업손실에서 2분기는 1000억원 내외 영업손실로 예상된다.
3사 모두 전기차 시장 확대에 편승해 지난해보다 성장하고 있지만, 특히 삼성SDI의 성과를 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보다 미국 진출이 늦어 유일하게 AMPC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익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GM의 합장공장을 각각 2025년, 2026년에 가동할 계획으로 이때부터 AMPC 혜택을 받을 수 있다.
AMPC 도움 없이도 영업이익이 확대된 데에는 삼성SDI의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전략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배터리 3사 중에 유일하게 1조원 넘게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면서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하겠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질적 성장은 수익성으로 직결됐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LG에너지솔루션은 4.7%, SK온은 적자인 가운데 삼성SDI는 8.9%로 크게 차이 난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 자금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삼성SDI는 외부 자금 조달을 하지 않고 자체 보유 현금으로 투자 금액을 충당할 계획이다. 오히려 오는 9월 만기되는 회사채도 현금 상환하는 등 건전한 재무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고객사 BMW와 아우디의 전기차 판매량 증가도 삼성SDI의 수익성 확대에 기여했다. BMW와 아우디는 삼성SDI의 매출 비중에서 60%정도로 차지하는 주력 고객사다. BMW는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판매량에서 7.3%로 5위를 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실적은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만으로 지난해 1년치 보다 넘어서며 역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런 성과에도 일각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혹평을 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2분기 AMPC는 당초 1505억원 수준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396억원이 줄어든 1109억원이 반영됐다는 점이 지목됐다. 1분기 APMC도 1003억원으로 비슷한 규모이지만 기대치보다 낮다는 것이다. 다만 공장 가동 후 생산능력(캐파)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반면에 컨센서스는 풀 캐파 기준으로 계산해 예상치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볼 수 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고객사들이 배터리 구매를 미뤘을 가능성도 제시됐다. 올 상반기에 배터리 주요 원재료들의 가격이 하락했는데 이 하락분이 3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란 예측에 유럽 고객사들이 2분기에는 보류했다는 시각이다.
여기에 고객사 GM과의 합작공장인 얼티엄셀즈 생산 이슈와 전기차 판매 부진 영향도 거론됐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얼티엄셀즈 납품처인 GM의 물류 차질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출하 속도가 조절됐던 점도 미국 출하량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올해 1~5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판매량에서 GM은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테슬라, 폭스바겐, 현대차 등 다른 고객사들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GM과 합작공장 3곳을 가동·건설하고 있어 GM의 실적에 따른 영향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SK온은 지난해보다는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지만 여전히 적자에서는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실적에 포함하지 않았던 AMPC를 2분기에는 반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략 2000억원 수준의 AMPC가 적용되면 분할 후 첫 흑자 달성도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3분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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