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道 공방 격화…與 "文정부 국조" vs 野, 도로 특위 출범
野, 양평 고속道 국조 요구서 제출, 특위도 발족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 백지화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 특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를 공식 요구하고 나섰고, 국민의힘은 야당의 공세를 "가짜 뉴스"라며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요구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의혹 국정조사에 대해 "국정조사는 문제 해결의 수단이 아니라 문제를 더 풀기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며 민주당의 요구를 일축했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만약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면 그 대상은 윤석열 정부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돼야 할 것"이라며 "최적 대안 노선 검토를 포함한 타당성 조사 방침 결정과 낙찰자 선정 모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이전에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대안 노선 검토가 특혜를 위한 것이었다면 문재인 정부가 대통령 당선자 가족에게 잘 보이려고 애썼다는 것이냐"며 "민주당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무엇을 두고 국정조사를 하자는 것인지 기가 막힐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폭우로 온 국민이 걱정하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고 민노총이 파업을 하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가짜뉴스 유포나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여당은 이달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열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출석한 가운데 현안질의를 통해 진상 규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주당은 이날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논란에 대한 진상 규명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발족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에 이어 이번 특위까지 출범, 민주당의 대여투쟁은 '투트랙'으로 강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의혹을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로 보고 '제2의 국정농단'으로 몰고 있어 향후 공세는 더욱 거칠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정부·여당 압박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11일에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원안 및 신 양평IC 설치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데에 이어 국정조사 요구, 특위 출범까지 잇달아 집중타를 던지고 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처가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면서 "국정조사 요구서는 빠른 시일 내에 제출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양평 고속도로 특혜와 관련해 정부·여당에 국정조사도 공식 요청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왜 고속도로 종점을 바꿨는지 구체적이고 상세한 경과와 사실을 조사해야 한다"면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불응은 곧 고속도로 종점을 옮기는 것이 부당하고 불법적인 행위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이번 논란에 대통령을 직격하며 "대통령 친인척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 의혹의 전형""국정농단" 등의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김동연 경기도지사까지 가세해 양평 고속도로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 12일 김 지사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돌연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것에 대해 "의혹 제기를 빌미로 백지화 운운하는 것은 사업을 볼모로 국민을 겁박하는 행태이며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는 "양평 고속도로가 처음 제안된 것은 2008년으로 벌써 15년 전"이라면서 "오랫동안 법적 절차를 밟아 진행되고 있는 사업을 장관 한 사람이 손바닥 뒤집듯 하는 것은 국민의 숙원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서 국가 의사결정 시스템의 중대한 위기"라고 비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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