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방일 의원단' 향해 "길거리 시위꾼, 망신 부른 '폭망' 외교"
[곽우신, 박현광, 남소연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남소연 |
"이번 방일 의원단은 자신들을 길거리 시위꾼으로 낮추고 말았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민의힘이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회의원단'의 방일 일정을 재차 폄훼하며 맹비난에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주당 방일 의원단 활동은 의미 있는 생산적 외교가 아니라 국제적 망신을 부른 '폭망' 외교"라고 꼬집었다.
앞서 한일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후미오 기시다 일본 총리에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했고, 기시다 총리는 우리 측 요구사항의 일부를 수용할 뜻을 밝혔다.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양국 정상의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집권여당이 제1야당의 반대 움직임을 꼬집으면서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추켜세우는 '지원 사격'에 나선 모양새이다.
"민주당, 이렇게 선동 못하는 건 처음 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세간에서는 '민주당이 이렇게 선동 못하는 건 처음본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재 민주당의 선동 공세는 두서도 없고, 사실과도 맞지 않으며, 사법리스크로 궁지에 몰린 절박한 심정만 보이고 있다"라고 힐난했다.
윤 원내대표는 "과거에는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에는 여야가 정쟁을 자제하는 정치문화가 있었다"라며 "민주당은 최소한의 금도도 지키지 않고 있다. 우리 당은 더 이상 선동과 괴담이 우리 정치에 판을 치게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대한민국 원내 1당 의원들이 일본에 가서 정부 주요인사도, 정계의 주류인사도 만나지 못하고 왕따 신세, 찬밥 신세가 됐다"라며 "애초에 그릇된 명분으로 일본에 간 것 자체가 잘못이지만, 기왕에 갔다면 일본의 책임 있는 사람을 만나거나 일본 주류 인사를 만나 방일의 뜻이라도 전달하는 기회라도 만들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은 각자가 헌법적 독립기관으로서 밖으로 나가면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라며, 이들이 국격을 훼손했다는 맥락이었다.
그는 "돌이켜보면 민주당 의원들의 진짜 방일 목적은 따로 있었던 게 분명하다"라며 "애초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보다 반일 선동을 위한 국내 정치용 쇼가 진짜 목적이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내년 총선을 위해 반일감정을 자극하고 반일팔이에 열광하는 극렬 지지자에게 어필할 총선 홍보용 사진이나 찍고 오자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 시간에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순신 장군 그림을 걸어 반일팔이에 맞장구쳤다. 민족사 최대 위인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다니 최소한의 염치도 없어 보인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남소연 |
윤 원내대표는 한일정상회담의 성과를 강조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문제의 매듭을 푸는 등 중요한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IAEA의 과학적 결론을 받아들이고, 우리 당과 함께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수산업을 살리기 위한 보다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는데 힘써야 한다"라며 "선동정치를 중지하고 민생정치로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야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요구를 당당히 한 것"이라며 "이에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리로서 해양 방출 안전성에 만전을 기해 자국민 및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요청을 사실상 모두 수용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여러 언론의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는 다소 어긋나는 주장이다. 용산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방류 전 과정의 모니터링 정보에 대한 실시간 공유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 ▲방사성 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즉각 방류 중단 및 한국에 통보 등을 요구했다(관련 기사: 윤 대통령 "IAEA 발표 존중"... 오염수 방류 기정사실화).
기시다 총리는 다른 요구들에 긍정적으로 화답한 데 반해, 전문가 파견 요구에만큼은 즉답을 피했다. 이를 두고 일본이 우리 측 전문가 파견 요구에는 다소 거리를 뒀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윤 원내대표는 관련 질문이 나오자 "사실상 수용했다 보고 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실무적 이야기는 정상 간에 할 수 없으니까, 후속조치들은 관계 부처가 또 외교 절차를 통해 논의를 해서, 구체적인 마무리는 그런 절차를 거쳐서 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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