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250㎜ 물폭탄…오늘 오후부터 다시 폭우 쏟아진다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좁은 비구름대
한반도 위아래로 오가며 길고 강한 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장맛비가 다시 한반도를 찾는다. 13일과 14일 이틀간 수도권에는 최대 250㎜의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우리나라 서쪽 중국 산둥반도에서 다가온 차고 건조한 티베트 고기압과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한반도 상공에 정체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이날 새벽 충남, 호남 등 서쪽 지역부터 비를 뿌리고 있는 이 정체전선은 이틀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서울과 인천, 경기도 수원 등 일부 수도권 지역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강한 장맛비가 쏟아지고 있는 11일 서울 이화교에서 한 시민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14일에는 한반도를 가로질러 펼쳐진 형태의 이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남쪽에서 유입되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재차 충돌해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기상청은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는 좁은 비구름대로 인해 강수량의 지역차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구름대의 남하가 정체될 경우 한 곳에만 강수가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13~14일 동안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50~150㎜ 수준 강수가 예보됐다. 수도권은 250㎜ 이상, 강원 내륙과 산지·충청권·전북 북부는 200㎜ 이상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특히 중부지방은 오후부터 시간당 30∼80㎜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지난해 7월 중부지방에 이틀간 250mm 안팎 폭우가 쏟아졌을 때는 2명이 사망하고 서울 전역에서 주택 침수 신고가 100건 넘게 들어왔다. 기상청은 “같은 강수량이라도 폭우의 강도 등에 따라 피해가 달라질 수 있지만, 최근 이미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져 있는 만큼 철저히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체전선은 17일까지 남북을 오가며 비를 뿌리고 길게는 20일까지도 비가 내리는 지역도 있겠다. 다만, 이번 장맛비의 경우 강수 변동성도 클 수 있다. 13일 중국 쪽의 저기압 발달 양상에 따라 강수 지역이 북한 쪽으로 이동할 수 있고, 14일은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는 정도에 따라 강수 지역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기상청은 “정체전선 위치에 따라 남북 방향으로 지역별 강수량의 편차가 클 수 있다”면서 “대기 중층 고위도 상의 블로킹에 따라 정체전선의 남하 정도가 다를 수 있어 강한 비가 집중되는 지역도 유동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