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2053년 참혹한 지구…꿀벌의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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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그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오렌지색 밀랍층을 조심스럽게 떼어 내기 시작한다.
꿀벌의 실종은 우리가 그 파장을 예측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환경 재난을 불러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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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이다.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가 꿀벌이 사라지고 인류 멸종의 위기를 맞은 2053년 지구를 보고 온 뒤, 미래를 바꾸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르네가 다녀온 30년 뒤의 미래는 겨울임에도 지구 온난화가 극심해져 기온은 43도가 넘고, 전 세계 인구수는 150억 명에 달하는 충격적인 모습이다. 꿀벌까지 사라지면서 식량이 부족해 곳곳에서 폭동이 벌어진다. 전작 '기억'에서 르네 톨레다노는 인류 역사를 되짚고 자신의 전생을 만나면서 '나는 누구인가'를 탐색했다면 이번에는 미래로 시선을 돌려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개인의 삶이라는 미시적 관점에서 과거를 살폈던 베르베르가 이제 '우리' 즉 '인류'가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역사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모색한다.
「인간이 소비하는 식물의 80퍼센트가 꽃식물이네. 그리고 이 꽃식물의 80퍼센트가량의 수분을 담당하는 곤충이 바로 꿀벌이야. 그동안 꿀벌은 서서히 사라지는데 인구는 무서운 속도로 늘어났던 거야. 인간이 직접 손으로 하거나 로봇을 이용한 수분이 가능하다고 믿었지만 그 결과가 신통치 않았지. 조그만 원인 하나가 결국 치명적인 결과를 낳아 전 세계 농업 생산량이 급감했어. 그런 상태에서 기온까지 상승하니 곡물 생산은 더 줄어들었고. 지표면의 사막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물 부족이 심화되다 보니 관개수에 드는 비용이 너무 커져 농민들은 이용을 할 수가 없었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아메리카 국가들에서는 메뚜기 떼가 창궐해 농사를 망쳐 버렸어. 식량은 부족한데 인구가 많아지면 배고픔을 참지 못한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건 필연적이고 불가역적이지. 지구상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들은 무자비한 방식으로 진압됐네.」 - 1권 69면
밀랍이 시간을 견뎌 냈어. 꿀벌은 9백 년의 시간을 버티는 물질을 만들어 내는구나…….
르네가 벌집을 손전등으로 가까이 비춰 본다.
그가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오렌지색 밀랍층을 조심스럽게 떼어 내기 시작한다.
단단하기는 캐러멜 같고 투명하기는 유리 같아.
떼어 낸 밀랍 속을 들여다보니 꿀벌들이 그 안에 갇혀 화석이 돼 있다. 그중 한 마리는 유난히 다른 벌들보다 크고 통통해 보인다. - 1권 299면
「그거 아나? 서기 30년 다니엘이 진흙으로 된 발이 달린 거인의 이미지를 빌려 메시아의 출현을 예고했을 때, 예루살렘에서 메시아를 자처한 사람이 170명이 넘었다는 거? 그들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경쟁자였던 셈이야.」
메넬리크가 르네와 알렉상드르를 쳐다보며 말한다.
「그 많은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예수가 이긴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 2권 31~32면
「전체 식물종의 80퍼센트가 꿀벌이 있어야 번식을 할 수 있어요. 꿀벌의 실종은 우리가 그 파장을 예측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환경 재난을 불러올 거예요. 꿀벌에 의한 수분을 사람이나 로봇을 이용한 인공 수분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이미 중국에서 한 바 있어요. 하지만 효율이 형편없었죠. 꿀벌을 구하는 일은 여러 가지 환경 문제 중 하나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투쟁입니다.」 - 2권 221면
꿀벌의 예언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368쪽 | 1만68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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