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폴 추가 방산협력 예고한 尹 "연구·개발 영역으로 확대될 것"
방산 외 신산업·에너지·인프라 등 다수 MOU 기대
첫 일정으로 동포들 만나 "전략적 관계 더 심화"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두 번째 순방국인 폴란드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은 2009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4년 만으로 윤 대통령 취임 후 유럽 내 첫 양자 방문이라는 점에도 의미가 크다. 윤 대통령은 "양국 방산협력이 기술이전, 공동연구, 공동개발의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통한 실질적 성과를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바르샤바에서 두다 대통령과 방산, 원전 등을 의제로 정상회담을 갖는다. 대통령궁에서 개최되는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정상회담에 이어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합의사항도 공개한다.
올해는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체결한 지 10년을 맞는 해로,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방산, 원전, 인프라 등 전략적 분야에서의 다양한 협의안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폴란드 간 경제 협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윤 대통령 역시 폴란드의 종합 일간지 '제츠포스폴리타' 내 기고문을 통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2022년 한-폴란드 교역규모는 90억달러 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현재 350여개의 한국 기업이 폴란드에 진출해 양국 경제 협력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순방에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를 비롯해 2차전지, 방산, 원전, 건설분야 기업인 89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통령실은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기업인 250명들이 신산업과 에너지, 인프라 등 분야에서 다수의 업무협약(MOU)을 맺는 자리가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의 기대치도 높다. 윤 대통령은 "작년에 대한민국이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K9 자주포의 수출 계약은 규모가 전례 없는 것으로 향후 폴란드 국방력 강화는 물론 양국 국방협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철도 컨소시엄이 수주한 폴란드 신공항 사업 연계 고속철도 설계사업은 양국의 인프라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호혜적 경제 협력 관계가 미래 첨단산업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정에너지, 차세대 배터리, 전기자동차, IT(정보기술) 분야가 대표적으로 이를 기반으로 한 연계산업 협력 확대도 예상 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폴란드와 긴밀하게 공조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폴란드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가치 파트너로서 국제평화를 견인하는 데 한 목소리를 내 왔다"며 "전쟁 종식 후 우크라이나 평화 정착과 재건 과정에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폴란드의 경우 우크라이나 최인접국으로, 전후 재건의 허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이번 폴란드 방문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을 만나 정부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미 윤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 만나 지원 의지를 명확히 전했다.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양국 협력 방안을 계속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대통령실은 정상회담 뒤 양 정상이 우크라이나 재건 복구를 위한 양국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한국 기업들의 재건사업 참여를 공식화한 바 있다.
폴란드와의 안보 협력도 논의 대상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을 앞장서 규탄하고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 폴란드를 '우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2024~202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활약하게 됐다"며 "폴란드와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국빈급 공식방문 첫 일정인 동포 간담회에서도 윤 대통령은 "한국과 폴란드 양국의 협력은 이제 방위산업, 원자력을 포함한 첨단분야로 확대되면서 전략적 관계가 한층 더 심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수교 34년이 된 한국과 폴란드는 모범적이고 호혜적인 협력 관계를 잘 가꾸어왔다"며 "폴란드 각지에서 기업활동을 하시는 동포 여러분들은 양국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가교로서 큰 역할을 해주셨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바르샤바=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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