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개혁의 시간’, 김은경 혁신위 발 뗐다
21일 ‘꼼수탈당’ 방지 등 윤리 정당 강화안 발표
17일부터 전국 돌며 국민 의견 청취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침묵을 깨고 본격적인 혁신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오는 17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당 개혁을 위한 의견 청취에 나설 방침이며, 21일에는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윤리 정당 강화 방안을 발표한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12일 당대표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인 혁신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당 개혁을 위해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윤리 정당 방안 △정책 기능 강화 및 미래 정책 전략 △ 당원·국민 의사 반영하는 정당 조직 현대화 방안 등 3대 혁신 의제를 설정했다.
특히 이 중에서 가장 우선할 과제는 윤리 정당 방안이라고 강조하면서 오는 21일 구체적인 혁신안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혁신안 발표 때 나올 것”이라며 “위법 행위 의혹이 있는 선출직 공직자와 당직자에 대한 당의 책임을 제도적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의 이름을 걸고 당선된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 당이 책임져야 한다”며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면서 하는 ‘꼼수 탈당’을 막겠다”고 부연했다.
최근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가상자산 증식 의혹으로 탈당한 송영길 전 대표, 윤관석·이성만 의원, 김남국 의원에게 소급 적용될지 여부에는 권고 수준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법적 논리로 보면 소급 적용이 어려울 수 있지만 혁신위가 하려는 것은 민주당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자 조직 문화의 변화”라며 “소급 적용 여부보다 당 전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개별적 조언이나 권고사항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희 혁신위원은 “혁신위라고 해서 모든 당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현재 당의 문제를 보고 있고 제도 개선 중심으로 대책을 내놓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만 기존 문제에 대해서 덮고 가거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없기에 이를 파악하고 대안 제시 과정에서 지적할 부분 지적하고 대책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오는 17일 제주를 시작으로 한 국민 의견 청취에 나설 방침도 전했다. 제주에 이어 부·울·경, 전주 등 16개 시도를 돌면서 민주당 혁신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제주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곳이다. 또 최근 국민의힘 인사들의 4·3사태 훼손 시도도 상처가 있는 곳이라서 첫 번째 국민 청취 지역으로 선정했다”며 “당원 중심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기에 당원 의견을 청취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국민들의 전반적이고 다양한 얘기를 듣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복경 혁신위원은 “혁신위는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 당원들이 일종의 시각 교정을 하고 싶은 생각”이라며 “국민 눈높이에서 당의 현실을 마주 보고 접근하도록 하는 게 저희들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당원들의 시각이 일시적으로 국민 눈높이와 괴리가 있을 수 있지만 200만 당원의 민주당은 충분히 국민적 시선을 회복할 저력도 가졌기에 혁신위원에 나설 수 있었다”며 “당원 중심과 국민 중심 시선이 괴리되지 않게 일치시키는 게 우리 혁신위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혁신위는 기자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시민사회 원로 오찬 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원로 분들이 당 혁신을 위해 조언해주신 문건이 있는데 여기에는 당내 기득권을 없애라는 내용이 담겼다. 혁신위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86세대의 점진적 퇴진과 청년 세대 등장의 필요성을 연상시키는 발언으로 기득권 내려놓기가 핵심이다.
김 위원장은 “예컨대 80년대 독재 정권과 싸워 민주화에 헌신한 이들에 대한 평가를 높이하고, 또 1990년·2000년대 성장한 선배 국회의원들의 역할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들이 정치권에 들어왔던 나이대의 청년들을 믿고 그들에게 길을 내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젊은 남녀 신인들이 많아지는 기준이 서야만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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