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백지화'…'잠룡' 원희룡, 기회일까 위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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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백지화하기로 한 것은 정치적 존재감을 높인 결정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잠룡 중 한 명인 원희룡 장관이 훗날을 도모하는 정치적 포석을 둔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정치적 부담으로 남을 것이란 상반된 평가도 존재한다.
원 장관이 사업 백지화라는 초강수로 존재감을 부각할 수는 있었을지라도, 그간 정치인으로서 쌓아온 이미지는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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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엔 플러스 요인, 그 반대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백지화하기로 한 것은 정치적 존재감을 높인 결정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잠룡 중 한 명인 원희룡 장관이 훗날을 도모하는 정치적 포석을 둔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정치적 부담으로 남을 것이란 상반된 평가도 존재한다. 어떻게 정리되건 이번 논란은 정치인 원희룡의 미래를 좌우할 운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택을 놓고 원 장관이 정치 활동을 하며 쌓아온 합리적 이미지와는 상반된 모습이라는 평가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원 장관의 '뒷배'가 있을 것이라며 혼자만의 결정은 아닐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원 장관은 지난 7일 C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인사권 책임까지도 각오하고 고뇌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백지화 선언은 무리수'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국토부는 민주당 사과 없이 사업 재개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를 둘러싸고 여야의 책임 공방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입구 앞에는 원 장관을 응원하는 화환 수십 개가 세워지기도 했다.
사업 백지화 결정이 옳았는지 여부를 떠나서 '대권 잠룡'인 원 장관 입장에서는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계기가 된 셈이다. 비윤(비윤석열)계인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YTN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KBS라디오 원 장관이 차기 대권을 바라보고 '총대'를 멘 것이라며 "그래야 자기가 국회에 나가서 다음 대통령 후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원 장관 결정은 정치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 그는 "원 장관을 좋아하고 참 미래가 있는 참 좋은 정치인인데 저런 이야기를 해서 말썽이 되고 또 왜 거짓말을 해서 상처를 입느냐. 저는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원 장관이 사업 백지화라는 초강수로 존재감을 부각할 수는 있었을지라도, 그간 정치인으로서 쌓아온 이미지는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실장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화환(이) 이렇게 올라온 것처럼, 지지층 내에서는 플러스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아니, 원희룡은 합리적인 사람 아니었어?'라는 부분에 대한 이미지가 훼손되는 것도 분명히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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