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예상 밑돈 CPI에 일제히 상승…나스닥 1.15%↑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2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더 둔화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연착륙 및 긴축 막바지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달러화 가치와 국채금리는 미끄러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86.01포인트(0.25%) 오른 3만4347.4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2.90포인트(0.74%) 높은 4472.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8.26포인트(1.15%) 상승한 1만3918.96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에서 헬스, 산업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종이 일제히 상승했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 통신, 소재, 유틸리티 관련주는 1%이상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파벳, 테슬라 등 대표 기술주들도 일제히 뛰었다. 엔비디아는 리컬전 파마수티컬과 5000만달러 투자계약을 발표하며 3.53% 상승했다. 이번주 실적 발표를 앞둔 시티그룹과 웰스파고는 각각 1.83%, 1.22% 올랐다.
도미노피자는 우버와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11%이상 치솟았다. 이번 파트너십에 따라 고객들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 우버이츠를 통해 도미노피자 제품을 주문할 수 있게 된다. 비욘드미트는 자사 제품이 홀푸드 등 미 전역의 매장 1만4000개 매장에서 판매되도록 확장한다는 발표에 13% 이상 올랐다. 반면 루시드는 2분기 차량인도량이 수요 우려로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12% 가까이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은 이날 오전 발표된 미국의 6월 CPI가 2년여만에 최소폭 상승하며 예상보다 더 둔화하자 즉각 환영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 3.1%를 밑도는 것으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같은 달 9.1%로 최정점을 찍은 후 1년 만에 3%까지 내려간 것이다. 6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2%의 상승률을 기록해 월가 예상치(0.3%)를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해 2021년10월 이후 가장 느린 속도를 보였다. 전월 대비로도 0.2% 오르는 데 그쳤다. 모두 시장 예상치(5.0%, 0.3%)를 밑도는 수치다.
이는 Fed의 누적된 긴축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시그널로 평가된다. 특히 월가에서는 그간 긴축 장기화 우려를 부추겨온 근원 CPI가 드디어 4%대로 꺾였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Fed가 면밀히 주시해온 근원 CPI 감속을 주목할만하다"면서 "소비자와 Fed에 희소식"이라고 보도했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조지 마테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침내 인플레이션이 냉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Fed는 이 보고서를 긴축정책이 원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당장 오는 25~26일 개최되는 7월 FOMC에서는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 마테요 CIO는 6월 CPI보고서를 ‘상당한 진전’이라고 환영하면서도 "이달 말 Fed의 금리 인상 결정을 막을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시선은 7월 금리 결정 이후의 행보에 쏠리는 모습이다. 앞서 Fed는 6월 점도표 상향을 통해 연내 두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고, 남은 회의는 이달을 포함해 9월, 11월, 12월 네차례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라이언 스위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새로운 지표(6월 CPI)는 Fed가 이달 이후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 논의할 이유가 된다"면서 "Fed의 긴축 주기가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도 7월 금리 인상 이후 9월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이날 오전 7월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95%가량 반영 중이다. 이후 9월 동결 전망은 82%대를 나타냈다. 전날 70%대에서 더 높아진 수치다. 9월에 추가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은 13%대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선물시장도 7월 인상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베팅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단 한번의 CPI 보고서로 근원 물가 하락세를 단정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베던스 캐피털의 메건 호먼 CIO는 CNBC에 "인플레이션은 Fed가 원하는 대로 가고 있다"면서도 "Fed가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세 영역인 서비스, 임금, 주택이 완화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불편할 정도로 높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공개된 Fed의 경제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는 인플레이션이 완만한 속도로 상승했으나 여러 지역에서 상승폭이 둔화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한층 민감해지면서 가격 인상을 꺼리는 분위기도 확인됐다. 다만 여전히 탄탄한 고용시장, 임금상승 지속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베이지북은 "지난 5월 말 이후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조금 증가했다"면서 "앞으로 수개월간 느린 경제성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음날에는 도매물가 격인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발표된다.
Fed 당국자들은 FOMC 전 공개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을 앞두고 신중한 발언을 쏟아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아직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너무 빨리 물러나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강해질 것이고, Fed가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고착한다면 금리가 높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미국 은행시스템이 전반적으로 건전하지만 언제든 은행스트레스가 재발할 수 있다면서 관련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예상을 하회하는 CPI에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86%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4.74%선까지 떨어졌다.
달러화가치도 대폭 내려앉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1%이상 하락한 100.5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유가는 약달러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92센트(1.23%) 오른 배럴당 7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4월28일 이후 최고치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