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극장의 대담한 도전… 자막안경도 국내 첫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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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좀비'는 어댑터플레이스를 운영하는 한국 제작사 '예술은 공유다'가 영국 런던의 공연 콘텐츠 개발 회사 '아이러브스테이지', 영국 극단 '페이퍼 머그 씨어터'와 협업해서 만든 작품이다.
김준영 아이러브스테이지 대표는 "런던 웨스트엔드는 뉴욕 브로드웨이와 비교할 때 공연 창작진의 층이 두터운 데다 작품 개발 및 제작비가 훨씬 적게 든다. 이 때문에 런던에서 작품을 개발해서 초연한 뒤 뉴욕으로 건너가는 사례가 많다"면서 "한국에서 서울에 비해 작품 개발 빛 제작비가 적게 드는 부산이 런던 같은 길을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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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안리 해변의 소극장 어댑터플레이스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연극 ‘아이 좀비(I Zombie)가 관객을 만나고 있다. 9월 24일까지 공연하는 이 작품은 사람들이 좀비가 된 디스토피아 세상에서 살아남은 앙숙 형제의 좌충우돌을 그렸다. 집 안에 갇힌 형제는 외부에서 공격하는 좀비 떼를 막기 위해 힘을 합친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좀비 장르’와 ‘코미디’가 합쳐진 이 작품은 관객이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머시브 형식으로 전개된다.
‘아이 좀비’는 어댑터플레이스를 운영하는 한국 제작사 ‘예술은 공유다’가 영국 런던의 공연 콘텐츠 개발 회사 ‘아이러브스테이지’, 영국 극단 ‘페이퍼 머그 씨어터’와 협업해서 만든 작품이다. 세 단체는 지난 3월 어댑터플레이스에서 선보인 연극 ‘나는 쇼팽의 녹턴 B플랫 단조에 순결을 잃었다’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공동제작했다.
‘예술은 공유다’는 이번 공연을 위해 80석 소극장의 무대와 객석을 과감히 해체하고 재조립해 경계를 무너뜨림으로써 세트화된 공간 안에 관객이 위치하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관객은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이야기에 빠져든다.
특히 ‘아이 좀비’는 국내 공연계 처음으로 음성-자막 변환 안경을 제공하고 있다. 공연마다 10대가 시범적으로 제공되는 이 자막안경은 상대방의 말소리가 한쪽 안경알에 영화자막처럼 바로 글자로 표기된다. 그래서 수화에 익숙지 않은 청각 장애인도 상대방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 자막안경은 인공지능 번역 프로그램을 사용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 등 4개 언어를 동시통역하는 기능도 있다. 다만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의 음성인식은 92% 정도지만, 공연 중에는 60~70%로 떨어졌다. 해외에서 장애인과 외국인을 위한 자막안경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곳은 영국이다. 영국 국립극단(NT)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 됐으며, 다른 공연장에서도 대여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작품이 흥미로운 것은 ‘예술은 공유다’가 지역 제작사로는 쉽지 않은 도전을 하고 있어서다. 영국의 공연 프로듀서, 창작진과 함께 작품을 공동제작하는 한편 3개월 넘는 장기공연에 나선 것은 지역에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부산에서 장기공연을 통해 작품 브랜드를 구축한 후 서울과 다른 지역에서 선보임으로써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제작-유통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전작 ‘나는 쇼팽의 녹턴 B플랫 단조에 순결을 잃었다’가 올 하반기 대전의 민간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것은 소기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김준영 아이러브스테이지 대표는 “런던 웨스트엔드는 뉴욕 브로드웨이와 비교할 때 공연 창작진의 층이 두터운 데다 작품 개발 및 제작비가 훨씬 적게 든다. 이 때문에 런던에서 작품을 개발해서 초연한 뒤 뉴욕으로 건너가는 사례가 많다”면서 “한국에서 서울에 비해 작품 개발 빛 제작비가 적게 드는 부산이 런던 같은 길을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부산은 창작진과 배우들에게 꾸준히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부산의 젊은 창작진과 배우들이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이주하는 사례가 많다. 심문섭 예술은 공유다 대표는 “어댑터플레이스를 비롯한 전국 지역 소극장들이 작품을 유통하는 등 협력하면 지역의 공연 환경도 점차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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