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정찰위성 실패에 국면전환?… 北, 전승절 앞두고 내부 결속

김영선,권중혁 2023. 7. 13.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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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0일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감행했다.

군 소식통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입장에서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도발을 해야 하는데, 신무기는 내놓을 것이 없으니 최대치인 ICBM을 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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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가능성
美 정찰기에 맞대응… 도발 명분
아세안외교장관회의 北 문제 논의
일본 도쿄 시민들이 12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소식을 보도하는 TV 앞을 지나고 있다. 일본은 이날 미사일 발사 소식에 항해 중인 선박에 주의를 당부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으나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은 발동하지 않았다. AP연합뉴스


북한이 90일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감행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정찰기의 정찰비행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미국을 위협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또 대내적으로는 7월 27일 ‘전승절’을 앞두고 내부 결속과 체제 단속 강화를 꾀하기 위한 목적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오전 10시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은 ICBM의 비행 궤적 등을 초기 분석한 결과 북한의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과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13일 발사됐던 ‘화성-18형’은 비행거리를 조절하기 위해 1단은 정상 각도로 비행 후 분리됐고, 2·3단은 정상 각도보다 높은 고각 방식으로 분리됐는데, 이번 비행 궤적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는 것이다. 외교안보 소식통은 “한·미가 ‘화성-18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제원을 정밀 분석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발사라는 고강도 도발을 통해 미국을 겨냥해 위협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 이후 미군 전략핵잠수함(SSBN)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현실화할 경우 북한의 도발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번 ICBM 발사와 관련해 “대미 대항 의지와 ICBM이라는 대응 수단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내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전승절에 국한되지 않고 하반기 예정된 전략자산 전개나 한·미 연합훈련에 대항하는 반발심을 보여주는 측면도 강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말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위성체 잔해를 수거한 뒤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공개적으로 진단하자 이에 자극받은 북한이 ICBM 발사를 통해 국면전환을 시도했다는 설명도 있다.

군 소식통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입장에서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도발을 해야 하는데, 신무기는 내놓을 것이 없으니 최대치인 ICBM을 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14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12일 자카르타에 도착해 ARF 관련 외교장관회의 일정을 13∼14일 소화한다. 박 장관은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갖고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해 대북제재를 포함한 각종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중국 측과 만남도 추진 중이다. 중국에선 친강 외교부장 대신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박 장관은 왕 위원에게 북한의 도발 저지에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는 이날 3자 유선 협의를 하고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하와이에서 회의를 진행하던 한·미·일 합참의장도 북한의 ICBM 발사 소식을 듣고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미사일 발사를 포착한 직후 항해 중인 선박에 주의를 당부하고 주중 일본대사관 채널을 통해 북한에 엄중히 항의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선 권중혁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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