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日 줄이는데… 韓, 러시아 석탄 수입 의존도 되레 증가

박세환 2023. 7. 13.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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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한국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 비중이 2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석탄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현상이다.

대만(9.2%)과 일본(3.5%), 유럽연합(EU·0%) 등이 전쟁 이후 일제히 러시아 석탄 수입을 줄인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사회는 러시아산 석탄 수입 제재 조치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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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전 17.5% → 올 초 25% 돌파… 공급망 차단땐 산업계 타격 불가피


올해 초 한국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 비중이 2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석탄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현상이다. 하지만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 맞선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망을 차단할 경우 국내 산업계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국제 사회 제재에 대한 러시아 대응 시나리오별 한국 경제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러시아 석탄 수입의존도는 전쟁 전인 2021년 월평균 17.5%에서 지난 4월 25.5%로 늘어났다. 대만(9.2%)과 일본(3.5%), 유럽연합(EU·0%) 등이 전쟁 이후 일제히 러시아 석탄 수입을 줄인 것과 대조된다. 한국보다 러시아 석탄 수입 비중이 높은 곳은 중국(35.1%)이 유일했다.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사회는 러시아산 석탄 수입 제재 조치에 돌입했다. 러시아는 석탄 판매 가격을 대폭 낮추는 방법으로 대응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러시아산 석탄 가격은 호주산에 비해 50%가량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이 싸다 보니 국내 수입도 늘었다. 또 러시아의 주요 석탄 수출항 가운데 하나인 보스토치니 항구는 부산항과의 신속한 거래가 가능한 데다 해상운임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게 장점이다.

문제는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에너지 원자재 공급 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산 석탄 수입이 막히면 국내 화력발전소뿐 아니라 석탄을 원료로 하는 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무협은 하나의 원자재가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다른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덩달아 국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협에 따르면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10% 오를 경우 국내 모든 사업의 생산 비용이 0.6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선제적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협 관계자는 “유사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석탄 안전 재고를 확보해야 한다”며 “러시아를 대체할 수입선 확보를 통해 에너지 원자재 수급 차질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최대한 실리를 따져 싸고 품질이 괜찮은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유지하되, 만약의 경우 물량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와 호주 등으로 수입국을 바꾸기 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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