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비’ 정지훈 “연승은 단순한 숫자에 불과하다”
서머 시즌 개막 후 전승을 달리고 있는 젠지 ‘쵸비’ 정지훈이 연승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젠지는 12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6주 차 경기에서 농심 레드포스를 2대 0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11승0패(+19)를 기록해 순위표에서도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다.
젠지는 여름 내내 승전보만 전하고 있다. 하지만 정지훈은 연승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는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연승은 단순한 숫자일 뿐”이라며 “결국 마지막에 이기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매년 느낀다. 사람들도 결국에는 마지막에 우승한 자를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LCK는 애초 이날부터 13.13패치를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11일 패치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13.12패치로 버전으로 롤백해 대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젠지와 정지훈은 갑작스러운 패치 버전 변동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이미 13.12패치에서 전승을 거둔 이들은 이 메타에 자신이 있었다.
정지훈은 “13.12 패치 연습을 얼마 안 해본 것도 아니다. 2주간 연습해서 충분한 숙련도가 있는 상태였다”면서 “젠지는 13.12패치 버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 메타에 자신이 있었고, 그래서 오늘 경기에 별 영향이 없을 거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농심 상대로 대승을 거뒀지만 킬복은 따르지 않았다. 정지훈은 이날 도합 3킬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그늘 데스 없이 1세트 2킬 7어시스트, 2세트 1킬 15어시트를 기록했다. 그는 “우리는 승패의 세계에 사는 프로게이머다.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킬을 못 챙겨서 아쉽거나 하진 않다”고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말했다.
정지훈은 “요즘 미드라이너의 역할을 킬을 따내는 게 아닌 판 짜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사람이 한타에서의 이니시에이팅을 판 짜기로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며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사이드라인 관리를 위해 어느 방향으로 뻗는지부터 상대방의 시야에 모습을 숨기는 것까지 전부 판 짜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플레이메이킹’이라 생각하는, 한타 상황에서 상대에게 큰 타격을 입히는 플레이보다는 그에 앞선 사전 작업이 중요하다고 봤다. 정지훈은 탁월한 스킬 활용으로 이니시에이팅을 거는 것보다는 상대가 이니시에이팅에 걸려들 수밖에 없게끔 미리 ‘체크메이트’ 상황을 만들어놓는 것이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날 1세트 상황에서 그의 두 가지 플레이를 예로 들었다. 정지훈은 “오늘 1세트에서 상대 아지르와 심리전을 여러 번 했다”며 “내가 앞으로 점프를 뛰면 아지르가 궁극기를 써서 나를 포탑 쪽으로 토스하려 드는 건 당연하다. 내가 점멸을 쿨하게 써서 상대의 궁극기를 소모시키고, 딜 교환에서 크게 이득을 본 것도 일종의 심리전”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그가 7레벨에 앞으로 ‘로켓 점프(W)’를 써서 딜 교환을 건 장면을 꼽았다. 그는 “당시 아지르의 ‘신기루(E)’ 쿨타임이 약 3초정도 남았을 것”이라면서 “그런 걸 확실하게 체크하고 앞으로 점프를 뛰어서 딜 교환 이득을 보는 것도 일종의 판 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니시에이팅같은 큼지막한 판 짜기도 있지만, 이런 세세한 각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전부 할 수 있어야 프로게이머”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컨디션 관리에 대한 의견도 덧붙였다. 젠지는 최근 ‘피넛’ 한왕호가 코로나19에 재확진돼 원격으로 경기에 참여한 바 있다. 정지훈은 “스스로 건강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컨디션이라는 것은 자연스레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프로게이머는 컨디션이 어떻든 늘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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