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CPI 둔화에 장초반 랠리...나스닥 1%대↑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2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더 둔화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면서 장 초반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긴축 경계감이 사그라들며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이날 오전 10시2분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63.69포인트(0.77%) 오른 3만4525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2.61포인트(0.96%) 상승한 4481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3.16포인트(1.26%) 높은 1만3933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지수에서 11개업종이 모두 상승세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 통신, 금융, 에너지, 임의소비재 관련주는 1%이상의 오름폭을 나타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파벳,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등 대표 기술주들도 일제히 1~2%대 뛰었다. 도미노피자는 우버와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장 대비 10%이상 치솟았다. 이번 파트너십에 따라 고객들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 우버이츠를 통해 도미노피자 제품을 주문할 수있게 된다. 비욘드미트는 자사 제품이 홀푸드 등 미 전역의 매장 1만4000개 매장에서 판매되도록 확장한다는 발표에 4%가량 올랐다. 카바나는 JMP가 투자의견을 상향하면서 3%이상 상승했다. 반면 루시드는 2분기 차량인도량이 수요 우려로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9%이상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은 이날 오전 발표된 미국의 6월 CPI가 2년여만에 최소폭 상승하며 예상보다 더 둔화하자 이를 반기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 3.1%를 밑도는 것으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다. CPI 상승률이 4%를 밑돈 것은 2021년 4월 이후 처음이다. 6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2%의 상승률을 기록해 월가 예상치(0.3%)를 하회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4.8% 올라, 시장 예상치(5.0%)를 밑돌았다.
미시간대학의 경제 및 공공정책 교수인 베스티 스티븐슨은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인내심이 필요한 게임"이라며 "그것(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누적된 긴축이 여파를 미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경제에 시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 그는 "노동시장 붕괴 없이 둔화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도 둔화하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연착륙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Fed가 주시하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5%에 가깝고 2% 물가안정 목표치까지 갈 길이 멀다는 점에서 이달 FOMC에서는 여전히 금리 인상이 유력시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달 FOMC 이후의 행보에 쏠리는 모습이다. 도이체방크의 짐 레이드 전략가는 "7월 금리인상은 거의 확정적이지만 그 이후에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앞서 Fed는 6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점도표 상향을 통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함을 시사했었다. 올해 남은 회의는 이달 25~26일을 포함해 9월, 11월, 12월 네차례다.
현재 시장에서는 7월 금리 인상 이후 9월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이날 오전 7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3%가량 반영 중이다. 이후 9월 동결 전망은 80%대를 나타냈다. 전날 70%대에서 더 높아진 수치다. 6월 점도표를 통해 연내 두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한 Fed와 달리, 9월에 추가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은 12%대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선물시장은 7월 인상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베팅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오후에는 Fed의 경기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다음날에는 도매물가 격인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발표된다. Fed 당국자들의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FOMC 전 공개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을 앞두고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이 입을 연다.
통상 월스트리트의 실적시즌 신호탄으로 평가되는 JP모건, 웰스파고, 시티그룹 등 대형은행들의 실적 발표는 오는 14일 시작된다. 펩시코, 델타항공, 유나이티드 헬스 등도 이번주 실적을 발표한다. 현재 실적 전망은 좋지 않다.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P500지수 상장 기업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91%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4.75%선까지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0.7%이상 떨어진 100.9선을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6월 CPI 공개 직후 한때 1%가량 뛰었다가 현재 오름폭을 낮춘 상태다. 발키리 인베스트먼트의 스트비 맥크루그 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이 CPI 보고서를 좋아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은 Fed가 앞으로 긴축을 거의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CPI 상승률이 둔화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원유수급 등의 문제로 연말까지 CPI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증시도 상승세다. 독일 DAX지수는 전장 대비 1.18% 올랐다. 영국 FTSE지수는 1.57%, 프랑스 CAC지수는 1.19%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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