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타계…향년 94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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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밀란 쿤데라가 타계했다고 AFP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쿤데라는 1984년 대표작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쓰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한 인물이다.
쿤데라는 생전에 체코 작가연맹상, 프랑스 메디치 상, 이탈리아의 프레미오 레테라리오 몬델로 상, LA타임스 소설상 등을 받았으며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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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투병 끝에 세상 떠나"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밀란 쿤데라가 타계했다고 AFP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94세.
보도에 따르면 쿤데라의 고향 체코 브르노에 있는 밀란 쿤데라 도서관의 안나 므라조바 대변인은 쿤데라가 전날 장기간 투병 끝에 프랑스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쿤데라는 1984년 대표작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쓰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한 인물이다. 이 소설은 소련의 침공으로 스위스로 망명하게 된 외과 의사 토마시와 그의 아내인 사진작가 테레자를 중심으로 네 남녀의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 죽음을 통해 역사의 상처를 짊어지고 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렸다.
출간하자마자 대성공을 거두면서 수년에 걸쳐 24개 언어로 번역됐고, 1988년에는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CNN방송은 "쿤데라는 공산주의 체제의 억압 하의 삶을 풍자적으로 묘사하거나 깊은 철학적인 논쟁을 비꼬아서 재치 있으면서 동시에 비극적인 스토리를 내놓기로 유명했다"고 평가했다.
1929년생인 쿤데라는 공산 체제였던 체코슬로바키아 브르노에서 태어났다. 피아니스트이자 음악학교 교수이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했다. 프라하 카렐대학에서 문학과 미학을 공부하다 영화학부로 옮겼으며 졸업 후 영화 아카데미에서 문학을 가르치면서 시와 소설, 희곡을 썼다.
이후 프라하 예술대학 영화학과 교수로 활동하면서 소설 '농담(1967년)', '생은 다른 곳에(1973년)' 등을 발표해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대외적으로는 각종 문학상을 받으며 작가로서 명성을 쌓았지만, 당시 그는 모국에서 상당한 고초를 겪었다. 특히 그가 1968년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에 참여하면서 소련이 숙청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그의 저서가 금서로 지정되고 교수직을 잃었다.
결국 쿤데라는 1975년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아내 베라와 함께 프랑스로 망명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50여년간 프랑스에서 지냈다. 1979년 체코슬로바키아 국적을 박탈당했던 그는 2019년 국적을 다시 회복했다.
쿤데라는 생전에 체코 작가연맹상, 프랑스 메디치 상, 이탈리아의 프레미오 레테라리오 몬델로 상, LA타임스 소설상 등을 받았으며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됐다. 하지만 이러한 유명세에도 그는 작가는 작품을 통해 말해야 한다면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피해 대중에 노출되지 않은 작가로 유명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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