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기에 좋은’ 웃음 넘치는 교회행사 기획·진행

이동희 2023. 7. 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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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하 ‘꾼 이벤트’ 대표
교회마다 성경학교, 수련회가 이어지는 여름 사역 시즌이 왔다. 창원극동방송 15년 차 진행자이자 이벤트 업체 ‘꾼 이벤트’ 대표로 30년째 수많은 교회와 기업 현장의 웃음을 책임져 왔던 서창하(김해남포교회) 대표도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다시 바빠지는 여름이 됐다. ‘우리교회 좋은 교회’라는 방송을 진행하며 경남부산권 교회를 300여 곳 이상 탐방한 사역자이자, 생업으로는 이벤트 업체를 이끌며 현역으로 웃음을 전하는 서 대표를 지난 4일 부산 영도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서창하 대표는 어떤 분위기의 상황과 행사에서도 웃음포인트를 끌어내는 재능으로 현장을 누벼 왔다.

서창하 대표는 경남부산권에서는 꽤 잘 알려진 방송 및 레크레이션 진행자다. 이벤트 회사 대표지만 33년째 여전히 장비를 설치하고 앰프를 나른다. 그는 처음 업계에 들어왔을 때와 동일한 모습으로 교회 운동회, 노인대학, 어린이 성경학교 등 크고 작은 행사 현장을 누벼 왔다.

마이크만 잡으면 자신도 어떻게 이런 말이 나오는지 모를 정도로 상황에 맞는 멘트들이 나온다며 웃는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멘트와 웃음 제조의 힘은 ‘기도’에 있었다.

그는 “무대에 설 때는 어떤 청중들이 어떤 반응을 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긴장한다”며 “그런데 기도로 준비하고 무대 위에 서는 순간 말이 술술 풀리면서 성령님이 나를 붙들고 사역하고 계시는 것을 수시로 느낀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기독교 레크레이션의 대부로서 ‘레크레이션이야 말로 신앙적이고 성경적’이라는 그만의 철학이 있다.

그는 “레크레이션이 단순히 게임하고 웃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창조 때의 기쁨으로 다시 돌아가는 ‘재창조(recreation)’라는 것을 진행할 때마다 느낀다”며 “내 안에서 재창조(레크리에이션)가 이루어져야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자로서의 삶을 살 수 있고, 즐거움과 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29세에 레크레이션 업계에 입문한 이래 대기업 산업훈련 진행만 10년 이상 진행하며 진행의 노하우를 습득했다. 대기업을 다니며 대중을 웃고 울리는 경험을 쌓은 서 대표는 교회 행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행사에 사용하는 대형 소품들을 직접 제작했는데 한 번만 사용하기에는 너무 아깝고 좋은 소품들이 창고에 쌓였던 것이다.

서 대표는 “제가 당시 다니던 교회에서 처음으로 이 소품들을 활용했다”며 “교회에서 체육대회를 했는데, 기존에 하던 것과 분위기가 다르니까 너무 좋아했다. 회사에서 하던 공굴리기나 사다리 타기 등과 같은 게임을 ‘전도특공대’, ‘노년은 아름다워’ 등 세대와 상황에 맞는 이름들로 바꿔가며 의미와 재미를 살렸다”고 했다.

서창하 대표가 진행하는 체육대회와 교회 이벤트가 지역교회에 하나둘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2008년 창원극동방송 사모 초청 세미나를 진행하게 됐다. 기존에 없던 재미와 흥미, 웃음을 가져온 진행이 호평을 받으면서 서창하 대표는 교회탐방 프로그램인 ‘우리교회 좋은 교회’의 진행을 맡게 됐다. 서 대표는 기존의 포맷을 깨고 마치 공개방송 예능처럼 진행하기 시작했다.

서창하 대표는 마이크를 잡을 때 늘 성령과 동행하는 것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그는 “예수 믿는 사람들이 잘 웃고 즐거운 모습을 담아내려고 했다”며 “가볍기만 한 것이 아니라 목사님의 목회철학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전할 때는 감동이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니 방송을 하고 나면 교회가 더 부흥하고 성장했다는 후일담들이 들리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서 대표는 현재 창원극동방송에서 ‘행복백화점’이라는 나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행복백화점은 방송에 필요한 물품을 사연으로 보내면 청취자들이 마치 초대교회의 모습처럼 자신에게 있는 것을 나눈다. 서 대표는 사연을 소개하고 물건들을 전달하는 중간 전달자로서 나눔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주거에 어려움이 있다는 분에게는 집 한 채를, 해외에서 와서 자동차가 필요하다는 선교사님을 포함해 자동차도 4대나 나눴다”며 “얼마 전에도 한 대학병원에서 예배드리는 전도사님이 앰프가 없다고 사연을 전했는데, 앰프를 사두고 사용하지 않았다는 어린이집 원장님이 기증해서 직접 배달해 드리고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늘 웃음을 전하며 살아왔지만, 3년의 코로나 기간 동안 행사가 일체 중단되면서 그도 깊은 절망을 맛봤다. 빚이 쌓이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했다. 그러나 돌이켜 보니 그동안 본업과 방송 진행 그리고 봉사 활동으로 지쳤던 마음이 회복되는 충전의 시간이었다는 간증이 이어졌다.

서 대표는 “코로나 초반에는 어떻게든 내 능력으로 버텨보려고 발버둥쳤지만, 어느 순간 모든 상황이 제 손을 떠나 버렸다”며 “그다음부터는 교회에서 주어진 봉사와 찬양팀 사역을 하면서 지냈는데, 오히려 그 기간에 믿음의 동역자도 만나고, 은퇴 이후의 비전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종료된 이후 첫 여름, 행사 스케줄로 분주한 여름이 될 것 같다는 서창하 대표. 방송 MC이자 이벤트 진행자로 돈을 많이 벌 수도 있었지만, 하나님 앞에서 분명한 기준이 있었기에 교회에서 부르면 금액에 상관없이 어디든지 달려갔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그는 “제 나이에 지금까지 현장을 누비는 진행자는 없는데, 저는 받은 달란트를 나눔으로 사용하기로 결단했기 때문에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현역 진행자로 꾸준히 일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다”며 “이제 다시 교회 현장으로 돌아가 그동안 받은 은혜를 웃음으로 풀어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부산=이동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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