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빚투로 5년간 극심한 시련 ‘생명의 말씀’ 더 생생하게 체험… 음악으로 치유·희망 메시지 전할 날 고대
부모의 빚투 논란으로 방송계에서 사라져 자숙 중인 시간이 벌써 5년이 지났다. 가수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의 부모는 채무불이행으로 재판을 받고 부친은 징역 3년, 모친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2022년 6월 복역을 마치고 출소, 뉴질랜드로 추방당했다. 부모는 죗값을 치르고 뉴질랜드로 떠났지만 사건의 모든 해결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마이크로닷이 책임지고 있다. 그는 그동안 빚투 관련 피해자들을 만나며 사건을 수습하고 있었다.
지난 5일 경기도 성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마이크로닷은 “굉장히 힘들고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며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1년의 시간을 집에서만 보내고, 그 후 2, 3년 동안은 피해를 입은 분들을 찾아다니고 사과하고 사건을 해결하려고 했다. 지금도 소속사 대표님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1993년생 마이크로닷은 2018년 Mnet ‘쇼미더머니4’를 비롯해 시즌5, 시즌6에 출연했다. 특히 채널A ‘도시어부’ 고정멤버로 출연해 이경규와 이덕화 사이에서 순둥순둥하고 착한 예능감으로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부모가 충북 제천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하면서 14명에게 약 3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1998년 5월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가 세상에 드러났고 마이크로닷도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도 교회를 다녔고 한국에 와서도 온누리교회에 다녔다”며 “신앙이 있었다고 하지만 정말 힘들 때 더 간절하게 하나님을 찾게 되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5년의 시기가 하나님을 가장 가깝게 느낀 시기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느 새벽에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려고 할 때 창문 밖에 어린아이 2명을 봤다”며 “할아버지가 아이 둘을 데리고 공원에서 계셨다. 순간, 내가 뛰어내리면 그 아이들이 평생 그 장면을 보게 되고 트라우마가 남을 텐데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다시 주저앉아 3시간이 넘게 기도했다. 통곡의 기도, 회개의 기도였다”고 전했다.
다음날 밖으로 나가보니 할아버지가 공원에 앉아 있었고 손자, 손녀는 어디 있냐고 물으니까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할아버지 기억이 희미하신가 생각했는데, 마침 할머니가 와서 다시 확인했지만 같은 대답이었다고.
새벽의 일을 묵상하며 자신을 살려주신 하나님의 손길이라고 깨닫게 됐다. 그는 “정말 소름이 돋았다”며 “하나님이 가깝게 계시는 것을 느끼니 정말 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다. 하루 더 살아갈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그 아이들은 하나님이 보내주신 엔젤이라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엄청 외롭고, 기댈 곳이 없었는데 하나님이 위로해주신 것 같았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최근 그는 새 앨범 작업을 하면서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대표이자 형이 중보기도를 많이 해주고, 같이 교회에 가자고 하는 등 세상 밖으로 조금씩 나아갈 수 있게 힘을 많이 주고 있다고 했다. 또 프로듀서와 소속사 대표 등 자신을 응원해주는 동역자들에게도 거듭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그는 이 순간까지 한 번도 부모 원망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에 이 일을 다 알게 됐을 때, 너무 큰 충격이었지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빨리 알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그리고 저는 괜찮으니 교도소에 계신 부모님을 더 보살펴달라는 기도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담담히 신앙고백을 이어가던 마이크로닷은 아직도 대중들 앞에서 가수로 활동하고 방송에 나오는 것에 대해 두려운 마음이 있지만 그럼에도 가장 사랑하는 음악으로, 자신이 겪은 고통, 그 너머의 회복과 치유, 희망의 메시지를 계속 들려드리고 싶은 의지를 조심스럽게 전했다.
조경이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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