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 내며 바다 빠진 車서 창문 쿵쿵…몸 던져 구한 시민영웅

강릉 심곡항서 차량익수자 구조한 시민들. 어민 홍시호 씨(왼쪽), 시민 심용택 씨. 사진 동해해경 자료

낚시를 하러 갔던 시민이 어민과 힘을 합쳐 바다에 빠진 차 안에 갇혀 있던 50대 남성을 구조했다.

12일 동해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6분경 낚시하러 강릉 심곡항을 찾은 심용택(42·강릉) 씨는 주변에서 나는 굉음을 들었다.

굉음이 난 곳을 보니 바다에 빠진 차량이 있었고, 안에 갇혀있던 누군가가 창문을 두드리는 모습을 목격했다.

심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를 했고, 신고를 받은 동해해경은 묵호파출소와 강릉파출소, 인근 경비함정과 동해특수구조대를 현장으로 급파했다.

심씨는 구조대가 오기 전까지의 시간 동안 주변 어민과 힘을 합쳐 발빠르게 대처해 익수자의 목숨을 구했다.

신고 직후 심씨는 주변에 있는 구명부환을 들고 직접 바다에 들어가 물에 잠긴 차량 문 개방을 시도했다. 하지만 강한 수압에 문을 열 수가 없었다.

차량 익수자 구조현장. 사진 동해해경 자료

이때 사고 소식을 듣고 어선을 타고 달려 온 주변 어민 홍시호(67·대영호 선장) 씨가 나섰다.

물에 잠긴 차량을 확인한 홍씨는 막대기를 이용해 입수 구조 중인 심씨와 함께 차량 문을 열고 익수자를 구조했다.

이어 두 사람은 119구급대에 50대 익수자를 인계했고, 익수자는 강릉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익수자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씨는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지체 없이 입수했던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저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물에 들어가 구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사고가 났다는 소리를 듣고 뛰쳐나가서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차량 익수자가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동해해경은 이들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