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갖겠다”던 머스크, ‘유리의 성’ 지으려다 딱 걸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5월 15일 프랑스 파리 외곽 베르샤유 궁전에서 열린 '추즈 프랑스 써밋'에 참석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삿돈과 인력을 투입해 외벽이 모두 유리인 자택을 지으려다 내부 감사를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미 텍사스주 오스틴 외곽 테슬라 본사 공장 인근 부지에 자택을 건설하는 ‘프로젝트 42’를 추진했다. 테슬라 공장을 배경으로 해안가에 육각형 모양의 ‘유리 상자’를 연상케 하는 자택을 지을 예정이었다. 이 자택을 묘사한 다른 이미지에는 맨해튼 5번가의 애플 매장처럼 넓은 유리 상자 모양의 건물에 침실과 욕실, 주방이 포함된 주거 공간이 그려져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최근 이 프로젝트 42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가 회사 재정과 인력을 투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서다. 그가 수백만 달러로 알려진 외벽용 특수유리 등을 주문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이 자재의 용처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테슬라 증권신고서는 임원 등 관계자가 12만 달러 이상을 거래할 때 감사위원회의 검토와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테슬라는 감사 이후 문제가 된 특수유리 주문 취소를 검토했으나 실제 취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사회의 조사 결과도 알려지지 않았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경영진과 관련한 개인적 또는 업무 차원의 지출과 관련해서는 회사마다 정책이 다르지만 이사회가 개인 주택에 회사 자금을 사용하는 것을 승인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머스크 CEO는 2020년 “집을 소유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서약하면서 캘리포니아주에서 보유했던 집 7채를 모두 처분했다. 자칭 ‘카우치 서퍼’인 그는 바쁠 때 테슬라의 캘리포니아 자동차 공장에서 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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