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교수가 한국교회에 전한 자살 예방 메시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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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자살률 1위 국가로 오르내리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위축시키고 주눅들게 만드는 자살과 중독의 예방과 회복, 치유를 위한 방안은 뭘까.
자살예방·중독재활 전문가인 나종호 미국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를 지난 10~11일 서울 마포구 솔틴비전센터에서 만났다.
나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공동체적 접근을 할 수 있는 단체는 교회"라면서 "목사님의 한마디가 성도의 가치관을 바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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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자살 생중계’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수 사건’….
수년째 자살률 1위 국가로 오르내리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위축시키고 주눅들게 만드는 자살과 중독의 예방과 회복, 치유를 위한 방안은 뭘까.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역할은 없을까. 자살예방·중독재활 전문가인 나종호 미국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를 지난 10~11일 서울 마포구 솔틴비전센터에서 만났다.
서울대 심리학과와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나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뉴욕대학교 정신과 레지던트를 거쳤다. 현재 예일대 정신의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의 저자이기도 하다.
20년 가까이 정신건강 분야를 연구해 온 그는 교회가 가진 공간·인적·재정적 자원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나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공동체적 접근을 할 수 있는 단체는 교회”라면서 “목사님의 한마디가 성도의 가치관을 바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치관이 바뀐 성도들이 정신적 위축을 겪거나 중독 문제로 어려움에 당면한 이들을 돕는 조력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정신건강 돌봄에 취약한 흑인 사회를 위해 지역 목회자들이 교회를 매개로 상담과 같은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나 교수는 “교회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면서 “교회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유가족들이 이렇게 자기 이야기를 공유하고 회복의 길로 접어들 수 있도록 교회 공간과 성도들의 네트워크가 더 열린 마음으로 상처입은 자들을 환대해 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근 유명 연예인의 잇단 마약 사건에 대해서도 그는 “중독은 절대 혼자 끊을 수 없는 질병”이라며 “한국이 회복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사회적으로 중독자들이 회복할 수 있는 재활센터를 세우고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교회 내 자살 유가족을 애도하는 올바른 자세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나 교수는 “유족마다 애도를 극복하는 속도가 다르다. 위로를 건넬 때는 상대의 속도에 맞추는 것이 위로의 첫 단계”라면서 “섣부른 위로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유가족에게 관심의 울타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부터 시작해 보라”고 권면했다.
나 교수는 앞서 자살의 대체 용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극단적 선택’ 대신 자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의 장점이 명확하지 않다. 자살 대신 이 표현을 썼다고 해서 자살률이 감소했다는 근거가 없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이 문제를 방치하고 자살률 1위를 당연하게 여길 것인가. 한국사회가 자살 문제를 놓고 정부 차원에서 먼저 대화를 나눌 시기인 것 같다.”
유경진 최기영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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