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北ICBM, 파리ㆍ베를린ㆍ런던까지 타격할 수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2일(이하 현지시간) “오늘 북한이 또다시 ICBM(대륙 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지역과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리투아니아 수도 빌누스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ㆍ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핵미사일은 이곳 빌뉴스는 물론이거니와 파리ㆍ베를린ㆍ런던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위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으로선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회의에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참석한 데 이어 2년 연속 서게 된 나토 정상회의 무대였다.
이날 이 회의에 앞서 AP4(아시아ㆍ태평양 4개 파트너국, 한국ㆍ일본ㆍ호주ㆍ뉴질랜드) 정상 회동에서도 "(북 ICBM이) 일본 북쪽 아오모리 해상에 낙탄이 됐는데, 이는 대서양 안보와 태평양 안보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강조했던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연설에서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들이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5년 만에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한 것은 이러한 불법행위를 더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엄중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촉구하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년 5개월째 지속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세계 경제는 여전히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은 민생을 뒤로하고 핵과 미사일 능력을 진전시키는 데만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인류의 편익을 증진해야 할 디지털 매체와 사이버 공간은 가짜뉴스 유포와 대중 선동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협들을 만들어 내고 조장하는 것은 바로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권력을 지키기 위해 전쟁과 폭력, 그리고 여론 조작을 서슴지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가 더욱 굳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과 같은 초연결 시대에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가 따로 구분될 수 없다”며 한ㆍ나토 관계를 강조한 윤 대통령은 특히 군사 정보 교류를 강화하겠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 계기로 나토와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하고 비확산ㆍ사이버ㆍ신흥기술 등 11개 분야에서 협력을 제도화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나토와 상호 군사 정보공유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군사 정보 공유는 나토의 ‘전장 정보 수립ㆍ수집 활용 체계’(BICESㆍ바이시스)에 참여해 나토 동맹국들과 군사 기밀을 공유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바이시스는 나토 동맹국과 일부 파트너국이 군사 기밀을 공유하기 위해 구축한 전산망이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월 방한 때 윤 대통령에게 바이시스에 합류할 것을 제안했다. 바이시스에 합류하면 한국과 나토 간의 긴급 연락체계가 구축되고, 민간ㆍ군사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된다. 또, 대외비인 나토 관련 회의 등에 화상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한ㆍ나토 간 사이버 분야의 협력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작년에 아시아 최초로 나토의 사이버방위센터(CCDCOE)에 가입했고, 대규모 사이버 훈련 ‘락드쉴즈’에 참가하고 있다“며 “한국은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사이버안보 선도국가로서 ‘국제 사이버 훈련센터’를 설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락드쉴즈(Locked Shields)는 CCDCOE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이버 방어훈련으로, 2010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한국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참가했다.
빌누스=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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