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원단 사흘째 도쿄 노상시위 "오염수 방류 대안 함께 찾자"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 저지를 요구하며 일본을 방문한 한국 국회의원들이 12일 일본 정부에 방류 계획을 중단하고 다른 대안을 함께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10명으로 구성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회의원단'은 이날 오전 도쿄 외국특파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는 전 세계 바다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단장을 맡은 위성곤 의원은 기자회견문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는 국제법 위반이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는 방류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는 (오염수 처분의) 유일한 방법이 아니며, 최선의 방법도 아니다"라며 오염수 방류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 계획을 철회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의원단은 이날 일본 국회의원 8명과 함께 일본 정부에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재검토를 촉구하는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양국 의원들은 성명에서 "일본 정부는 2015년 8월 후쿠시마현어업협동조합 등에 '관계자 이해 없이는 (오염수를) 처분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고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염수에는 반감기가 지극히 긴 핵종이 포함돼있고 해양환경 오염으로 이어질 것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의뢰한 IAEA 외에도 널리 환경관계 전문기관의 의견도 청취하여 충분히 분석하고 검토되어야 한다"며 "일본 정부에 해양 방류 계획 중단을 요구하며, 다양한 국제 연대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에는 '원전제로-재생에너지100모임' 대표인 입헌민주당의 곤도 쇼이치(近藤昭一) 의원을 비롯해 사민당 후쿠시마 미즈호(福島みずほ) 의원 등 8명의 일본 국회의원이 이름 올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입헌민주당의 아베 도모코(阿部知子) 의원은 "(오염수의 방출은) 일본인뿐 아니라 한국인과 아시아 섬나라 사람들에게 아무런 장점이 없다"면서 "앞으로 한국 외 여러 나라와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기 위한 줌 회의나 행사 등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원단은 기자회견 후 도쿄전력과 경제산업성, 외무성, 총리관저를 돌며 도보 행진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도쿄 최고 기온은 37도를 넘어 열사병 경계경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방일 의원단은 10일과 11일에도 도쿄 도심에서 연좌 농성 등을 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 야당 의원들의 방문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IAEA 최종보고서를 바탕으로 국내 어민들 설득에 전념하는 모양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경제산업상은 11일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어협)를 찾아 IAEA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했으나 어협은 반대의 뜻을 다시 한번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주변국과 어민들의 반대 속에서도 일본 정부는 예정대로 올여름 내 방류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지난 11일 회견에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어민들의 '이해' 여부에 대해 "무언가 특정 지표에 따라 '이해'의 정도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어업인들과 계속 의사소통을 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 주변에서 "일정 시점이 되면 정부가 모든 책임을 지기로 하고 방류를 결단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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