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수술·암수술 취소 속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예고

차민주 2023. 7. 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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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예고한 총파업 돌입 하루 전인 12일.

간호사 A씨는 "당분간은 보건의료노조 파업 때문에 수술이 '올스톱'"이라며 "복부 수술부터 암 수술까지 전부 취소돼 환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0일 간병비 해결과 간호사 대 환자 수 1대 5 보장 등을 요구하며 13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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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파업으로 수술 올스톱”
수술 연기 소식에 환자들 한숨
간호사 뺀 보건복지의료연대 “우리는 현장 지킬 것”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총파업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예고한 총파업 돌입 하루 전인 12일. 서울 성북구 고대안암병원 외과 수납대에서는 간호사들이 연신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 보건의료노조 파업 여파로 수술이 연기된다는 사실을 환자들에게 전달하고 양해를 구하기 위해서다. 병원 입구의 벽에는 ‘투쟁 없이 쟁취 없다. 7월 13일 산별 총파업으로’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가자 총파업’이라는 문구가 쓰인 입간판이 병원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간호사 A씨는 “당분간은 보건의료노조 파업 때문에 수술이 ‘올스톱’”이라며 “복부 수술부터 암 수술까지 전부 취소돼 환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병원은 당장 14일까지 예정된 수술을 전부 취소했다. 변경된 수술 날짜도 확정하지 못했다. 파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병원 신경외과도 비상 걸린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오른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진료를 받고 나온 60대 이복남씨는 “약을 먹어도 허리통증이 나아지지 않아서 병원에 왔다”며 “그런데 의사가 ‘파업 때문에 2주간 수술할 수 없다’고 해 26일로 수술 날짜를 잡았고 더 미뤄질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50대 여성 환자는 “내일 척추 수술을 받기로 예정돼있었는데 병원에서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관련 입간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양산부산대병원도 이날까지 병동에서 입원 환자를 돌볼 간호사가 없다는 이유로 모든 입원환자를 퇴원시키기로 했다. 국립암센터 역시 총파업 기간인 13~14일 예정된 암 환자 수술 100여 건과 외래진료 2000건을 취소했다. 노조에 따르면 전국 140여개 의료기관과 보건의료인력 4만5000명이 파업에 참여한다. 다만 서울대병원 등 이른바 ‘빅5’ 대형병원은 이번 파업에서 빠졌다.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의 65%는 간호사다. 총파업에 참여하는 간호사들이 많으면 외래진료 접수나 진단, 검사 일정, 입원 등에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급의 경우 노조 인력의 80%가 간호사여서 여파는 더 크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0일 간병비 해결과 간호사 대 환자 수 1대 5 보장 등을 요구하며 13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박민수 제2차관 주재로 긴급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파업 참가 예정인 경희대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암병원, 아주대병원, 원주세브란스 병원 등 18곳의 상급병원장도 회의에 참석했다. 박 차관은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파업은 정당하지 못하다”며 “의료기관의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필수유지업무가 충실히 유지될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장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복지부는 지자체를 통해 비상진료기관과 진료 중인 병·의원 명단을 파악해 적극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간호사를 제외한 14개 보건의료 단체로 구성된 ‘14보건복지의료연대’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 선언을 비판했다. 의료연대 관계자는 “보건의료노조는 사실상 간호협회가 주관하는 간호사 노조와 같아서 나머지 직역들의 의견을 담아 내지 못한다”며 “의료연대 측은 보건의료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을 최대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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