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 위해 韓·日·호주와 협력…나토, 아시아로 동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東進)이 예사롭지 않다. 근거지인 유럽과 북미를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잠재적 위협'으로 규정한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다.
나토는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개막한 정상회의에 비회원국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를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AP4)’ 자격으로 초청했다.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 회의에 이어 2번째다.
AP4 국가들과 협력 관계 틀도 ‘국가별 파트너십 협력 프로그램’(IPCP)에서 ‘국가별 맞춤형 파트너십 계획’(ITPP)으로 격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ITPP를 체결했다. ITPP엔 대테러 협력, 군축·비확산, 인공지능(AI) 등 11개 분야에서 한국과 나토가 안보 협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호주와 일본, 뉴질랜드 역시 비슷한 내용의 ITPP를 이미 체결했거나 체결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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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 위해 아태 국가 협력 공들여
나토로선 중국 견제를 위해 중국과 인접한 아시아·태평양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고, 이를 위해선 AP4와의 교류가 필수적이다. 미국 CNN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대만이 (주요 이슈로) 크게 떠올랐다”며 “아시아·태평양 4개국 정상이 회의에 참석한 것은 유럽-북미 군사동맹의 주요 의제가 우크라이나만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나토 사무총장 “중국, 주변국 괴롭히는 독재국가”
실제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전날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 “중국 정부는 갈수록 강압적이 되어가는 대외적 행동, 억압적인 국내 정책 등으로 인해 나토의 안보와 가치, 이익에 도전할 뿐 아니라 중국은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고, 타국을 괴롭히고 있다”며 “나토는 인도·태평양 파트너들과 협력을 늘려 세계의 규칙 기반 질서를 수호하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중국을 포함한 독재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벌이는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며 “올해 초 방문했던 한국과 일본 지도자들은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이 내일 아시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CNN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대만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중국 공산당이 대만섬을 통일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는 분명하게 비교가 된다”고 해석했다.
동진 행보 “미국은 환영, 프랑스는 반대”
반면 프랑스는 “나토는 글로벌 동맹이 아니다. 기존 북미·유럽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나토는 일본에 연락사무소를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프랑스의 반대에 가로막혀 무산될 확률이 높다.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는 전체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中 “나토는 끔찍한 괴물…아·태 향한 검은손 거두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나토의 협력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2일 ‘오만한 나토에 두 가지 엄중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나토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향해 뻗는 검은 손을 즉시 거둬들여야 한다”며 “아시아 대다수 국가는 나토를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할 끔찍한 괴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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