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이 비전선포식 개최한 이유는?

한예주 2023. 7. 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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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 혁신 의지 반영
다른 주력 계열사들 체질 개선 작업도 속도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선포한 것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를 시작으로 다른 주력 계열사들의 체질 개선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조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 달 전 중장기 전략을 지주사와 컨센서스(합의)했다. 그동안 중장기 전략을 계속 지주사와 얘기했으나 이런 자리를 통해 소통되지는 못했다"며 "'바꿀 수 없는 것도 바꾼다'는 생각으로 어디서 어떻게 이길 것인지의 관점에서 상세한 내용과 중요한 부분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객과 대중들에게도 전략을 공유하고 이 전략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비전선포식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지난 5월 구광모 회장 주재로 열린 '상반기 전략보고회'에 LG전자의 체질 변화 내용이 보고됐다는 뜻이다. 전략보고회는 LG그룹 주요 계열사 또는 사업본부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점검하고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을 논의하는 자리다. 당시 구 회장은 "변화를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제공=LG]

이로써 LG전자의 비전 선포식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진해왔던 구 회장이 혁신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드러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LG전자는 최근 몇 년 새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는 데 주력해 왔다. 2021년에는 '만년 적자' 휴대폰 사업을 과감하게 접었고, 지난해 6월에는 BS사업본부 내 태양광 패널 사업을 완전히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희망퇴직을 실시했는데, 이는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돌파구 찾기가 요원하다는 조 사장 등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조주완 사장 역시 지난 2021년 말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후 수익성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는 워룸 태스크(Task)를 가동하며 실적 및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경기 불확실성의 장기화에도 적정 수준의 수익을 확보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노력은 LG전자의 호실적에도 크게 기여했다. LG전자는 2분기에 매출 19조9988억원, 영업이익 8927억원을 거뒀다. 2분기 기준으로 매출액은 역대 최대치고 영업이익은 두 번째로 컸다. 상반기를 기준으로는 역대 상반기 가운데 매출액으로 두 번째, 영업이익으로 세 번째 규모였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매출 40조4147억원, 영업이익 2조3901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2년 연속 40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은 3년 연속 2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수요 침체에도 사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가시화된 성과다.

조 사장은 3대 성장 동력을 앞세워 LG전자를 오는 2030년에 매출 100조원 기업으로 키워나간다는 목표다. 조 사장은 "올해 하반기도 상반기만큼 시장이 우호적일 것 같지 않지만, 기존 사업의 중심이 됐던 가전과 달리 새로운 모멘텀이 되고 있는 무형사업, B2B, 전장 등에선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 같다"며 "뚜렷한 변곡점 앞에선 LG전자가 앞으로 3대 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어떻게 퀀텀점프 할지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새판 짜기'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주력 사업을 기존의 석유화학에서 3대 신사업(배터리, 친환경 소재, 신약)으로 교체하는 데 속도를 붙일 방침이다. 사업 재편에 따른 자산 매각과 인력 재배치에도 나섰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최근 임직원에 메일을 보내고 "한계사업에 대한 구조 개혁을 선제적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회장은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등에 국내에서만 5년간 54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그다음 미래 먹거리 사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구 회장 취임 첫해인 2019년 138조원이었던 그룹 매출 규모는 올해 2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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