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완판 행진’, 지방은 ‘미분양 공포’…청약 양극화 심화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이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분양가가 나날이 올라가고 있지만, 여전히 시세 대비 낮은 수준이어서 청약으로 ‘내 집 마련’ 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 청약 수요가 몰린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실시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의 1순위 청약(88가구 모집)에 2만1322명이 신청해 242.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청약을 받은 ‘영등포자이 디그니티’(198.8 대 1)를 제친 올해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이다. 서울에서는 지난 6월 청약을 받은 ‘DMC 가재울 아이파크(서대문구)’가 89.8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고, 은평구 ‘새절역 두산위브’ (78.9 대 1),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51.7 대 1) 등에도 청약 수요가 몰렸다.
부동산 업계는 올 초 전매제한 완화 등 청약 관련 규제가 대거 풀린 게 청약 흥행에 곧바로 영향을 줬다고 본다. 정부는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을 규제지역에서 모두 해제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들도 전매 제한이 1년으로 대폭 완화됐고, 가점제만으로 공급했던 전용면적 85㎡ 이하 물량에서도 가점제 40%와 추첨제 60%로 입주자를 모집해 청약 기회가 확대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52.36 대 1로, 지난해 하반기(6.57 대 1)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분양가가 계속 올라 ‘오늘 분양가가 가장 저렴하다’라는 인식이 퍼진 것도 청약 수요를 끌어올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분양가에 대한 저항 심리가 이어지다가 이제는 받아들이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라며 “그동안 고분양가 논란에 분양을 미뤄왔던 건설사들도 사업성이 확보되는 단지 위주로 분양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달 롯데캐슬 이스트폴(광진구·1063가구)이 분양을 시작하고,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송파구·1265가구) 등도 곧 나올 전망이다.
하지만 서울의 이런 청약 열기가 다른 곳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 금리 불확실성 등 변수가 많다 보니,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에만 수요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강하다. 여 수석연구원은 “지방은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고, 인구수도 계속 줄어 주택보급률이 서울보다 높다”며 “주택수요자들이 고분양가까지 감수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인프라·교통 호재가 확실한 충북 청주의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73.75 대 1) 등 일부 단지에만 청약 수요가 몰리고 상당수는 한 자릿수 경쟁률이거나 미달되는 곳이 적지 않다. 지난달 청약을 받은 경남 밀양시 ‘수에르떼 밀양’은 청약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다. 모 건설사의 주택영업부장은 “미분양이 뻔하기 때문에 분양일정 자체를 못 잡는 지방 사업장이 많다”며 “지방은 ‘미분양 공포’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97.5로 전월 대비 14.3포인트(p) 올랐다. 전망지수가 100을 넘어서면 분양 경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은 116.2, 인천은 92.0, 경기는 100.0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방은 96.3로 여전히 기준선에 미치지 못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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