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양평고속道 국정조사 추진...尹부부 겨냥 '전방위 공세'
국민의힘, 이미 합의한 국토위 현안질의 외에는 회의적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추진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은 이미 합의한 국토교통위원회 외에도 운영위원회 등 유관 상임위 현안질의 등을 통해 전방위 공세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국토위 현안질의 이외의 일정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특히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정쟁용’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해 "정부 여당과 정부에 당당하게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며 "국정조사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공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 국토위뿐만이 아니라 운영위 소집해서 진실 밝혀야 한다"면서 "경기도 의회 차원의 특별감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과정을 통해서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경우 당장 국정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야는 일단 오는 17일 국토위 전체회를 열리기로 했다. 국토야 여야 간사를 맡은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과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현안질의를 위한 상임위 전체회의를 여는 데 합의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출석해 답변에 나설 예정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 역시 가짜뉴스 대응 등을 내세우며 전의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민주당은 국회 운영위 소집을 요구한 상황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국회 운영위원장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상대로 오는 14일 오전 10시에 운영위를 열어달라는 내용의 ‘상임위 개회 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운영위가 상반기에 한 차례밖에 열리지 않아 물어볼 게 쌓여있다"며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결국 대통령 처가가 관련된 의혹이니 운영위에서 다룰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원 장관이 백지화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사전 교감 여부 등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대통령실 등이 출석해 현안질의에 나설지는 의문이다. 국민의힘은 운영위를 소집 자체를 정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데다, 윤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예정됐다. 이 때문에 운영위가 열려도 야당 의원들로만 상임위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서울-양평 고속도로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예비타당성 등을 통과했던 원안이 수정된 것 등과 관련해 기재위 차원에서도 짚어볼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기재위 역시도 일정이 논의중이지만, 재정준칙 등 현안과 맞물려 상임위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토위 전체회의 현안질의 수준에서 이번 논란을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통상적으로 이런 이슈(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여당이 상임위 개최를 미루거나 상임위 개최를 안 하려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가짜뉴스 선동이 지금 횡행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설명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서 상임위 개최 동의를 해줬다"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17일 (국토위) 상임위가 열리니 궁금하거나 문제를 제기할 거 있으면 충분히 하고, 소명할 거 있으면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해서 이 문제를 다뤄보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제안한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냉소적이다. 윤 원내대표는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정쟁하고 정치적으로 선동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 정쟁을 걷어내고 정쟁 때문에 사업이 중단되고 위기를 맞았으니 지역주민의 뜻을 어떻게 받들지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정쟁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읽혀진다"고 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정조사는 조자룡의 헌 칼 쓰듯 마구 휘두르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대표가 난데없이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을 국정조사 하자고 나섰다.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 처가 의혹을 은폐하려 한다며 또다시 이재명발(發)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선동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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