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사장 "'가전은 LG' 아니다…체질 바꿔 2030년 매출 100조"

고석현 2023. 7. 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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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비전과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전은 역시 LG’라는 명성이 자랑스럽지만, 이제 가전을 넘어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을 선언합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7%,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등 ‘트리플 세븐(7)’을 달성해 매출(단독 기준) 100조원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이같이 강했다. LG전자는 최근 5년 새 3~6%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 기업가치(시장가치(EV)를 세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는 3.2배였다.

이날 LG전자는 미래 사업 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초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후 23개국, 지구 8바퀴 반을 이동해 시장을 확인하며 ‘지금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리인벤트(Reinvent·재창조)’를 시작했고 미래지향적 사업 구조를 만들기로 했다. 구성원뿐 아니라 이해관계자까지 그 전략을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비(非)하드웨어 사업 모델 혁신 ▶기업간거래(B2B)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 등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이 3대 분야의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을 각각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25조원, 설비 17조원, 전략 7조원 등 5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먼저 디바이스·하드웨어 중심이던 기존 사업 축을 콘텐트·서비스·솔루션 등으로 옮긴다. 소프트웨어(SW)를 통해 제품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업(UP) 가전’을 더 진화시키고, 구독과 스마트홈을 접목한 ‘HaaS(Home as a Service)’ 등을 통해 집안 전체를 아우르는 ‘홈 솔루션 사업’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30%씩 성장한 가전 렌털·케어십 사업도 확대한다.

2030년까지 B2B 사업 매출을 40조원 이상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전장 사업의 경우 2030년까지 매출을 현재의 두 배 이상인 20조원으로 늘려 ‘글로벌 톱 10’에 도전한다. 다만 조 사장은 전장사업부의 분사 가능성에 대해 “한 몸에서 급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해야 해 (분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밖에 디지털 헬스케어, 전기차 충전, 메타버스 등 신사업에도 적극 나선다.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북미이노베이션센터(NAIC)를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 분야에서는 충전기 판매뿐 아니라 관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메타버스와 혼합현실(MR)·증강현실(AR) 기기 등도 전략적 협업관계를 구축해 사업을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사업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워룸 태스크’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불확실성의 장기화에도 적정 수준의 수익을 확보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호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 2분기(잠정) 연결 기준 매출 19조9988억원, 영업이익 8927억원을 기록해 역대 2분기 중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영옥 기자


조 사장은 하반기 업황에 대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시장을 우호적으로 보진 않는다”며 “기존 사업을 벗어난 비하드웨어의 공격적 성장, B2B 기회 등을 통해 하반기에도 수요가 감소하는 악영향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방안에 대해선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인오가닉 방식(조인트벤처나 M&A로 새로운 사업 역량 마련)도 서슴지 않고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퀀텀 점프를 만들어가는 LG전자의 모습들을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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