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행사 법정다툼 확대…퀴어 고발에 대구시 맞고발

지난달 17일 대구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대구시 공무원들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대구 퀴어행사 불법도로점용 문제가 법정 다툼으로 확대됐다. 퀴어행사조직위·시민단체가 ‘퀴어행사 방해’를 이유로 대구시를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자 대구시도 불법 집회를 바로잡겠다며 고발에 나섰다.

대구시는 12일 김수영 대구경찰청장과 퀴어행사조직위 관계자 7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일반교통방해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 등으로 대구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앞서 같은 날 먼저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고 국가(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퀴어행사조직위 등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퀴어행사조직위와 대구참여연대는 고발 전 기자회견에서 대구시가 퀴어행사를 방해해 손해를 입히고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퀴어행사조직위의 고발에 불쾌감 드러내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페이스북에 “퀴어단체와 대구경찰청장이 공모해 판결문에도 없는 도로점거를 10시간이나 해 교통을 방해했고 이를 막으려는 대구시 공무원 3명을 다치게 했다”며 “불법, 떼법시위 방지 차원에서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웬만하면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적반하장으로 대구시를 고소하는 터무니없는 이들의 작태를 보고 검찰에 이들을 고발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대구시의 이번 조치가 나라의 집회, 시위질서를 바로잡고 불법, 떼법시위가 근절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17일 대구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퀴어행사다. 퀴어행사 측이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행사를 진행한다며 무대 설치를 막으려는 대구시 공무원들을 경찰이 막아서며 충돌했고 이후 집시법 해석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거리에서 충돌한지 6일 만인 지난달 23일 경찰이 대구참여연대의 홍 시장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건에 대해 대구시청 동인청사를 압수수색하면서 보복수사가 의심된다는 대구시와 정당한 법집행이라는 경찰이 다시 맞서며 갈등은 고조됐다. 퀴어행사조직위 가세로 불법도로점용 문제가 대구시와 경찰의 입장차를 넘어 법정 공방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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