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사교모임' 美 '선밸리 콘퍼런스' 개최…빅테크 CEO 집결

정현진 2023. 7. 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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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일 진행…올트먼·저커버그 등 참석
머스크는 불참…"예전보다 합병 논의 덜할 듯"

전 세계 IT·미디어 업계 거물들의 사교모임인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가 12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개최되면서 이들이 나눌 대화에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그동안 인수·합병(M&A) 논의가 종종 이뤄지곤 했는데, 올해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이러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진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행사 전날인 11일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소매 티셔츠에 파란 슬랙스를 입고 편안하게 나타난 그는 기자들과 만나 간단히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올트먼 CEO에 이어 팀 쿡 애플 CEO와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 샤리 레드스톤 파라마운트 글로벌 회장,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 등도 반소매, 반바지로 편안한 복장을 하고 행사장에 나타나 주목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단골손님'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올해도 모습을 드러낸다. 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도 예년과 같이 행사에 참석한다.

지난해 트위터의 파라그 아그라왈 CEO와 함께 참석해 주목받았던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올해 불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를 출시해 트위터에 압박을 가하고 '격투기 설전'을 벌인 저커버그 CEO와의 현장 만남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사 단골손님이었던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미국 투자사 앨런앤드컴퍼니가 1983년부터 미국 아이다호주 휴양지 선밸리에서 매해 주최하는 비공개 행사다. 거물들의 '여름 캠프'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미디어·IT 업계 거물들이 모인다. 이들은 행사 기간 중 테니스나 골프를 치며 함께 스포츠를 즐기기도 하고 각종 주제로 토론 세션을 진행하면서 자유롭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곤 한다.

국내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년 중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고 표현하며 2002년부터 2016년까지 거의 매해 이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행사가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M&A 논의를 진행, 성사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1996년 디즈니의 ABC방송 인수, 2013년 베이조스 창업자의 워싱턴포스트(WP) 인수가 대표적이다. 베이조스 창업자는 당시 도널드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WP) 회장을 만나 3시간가량 대화를 나눈 뒤 별도 협상 없이 인수를 결정내렸다.

참석자 명단 일부가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고 참석자들이 편한 복장으로 행사장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사진으로 종종 보도되긴 하지만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돼 기업 수장들이 직접 만남을 갖고 허심탄회하게 대화가 가능해 합병 논의도 비교적 쉽게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블룸버그는 "보통 이 행사에서는 서로 악수를 하며 합병을 성사하곤 하지만, 올해는 (경제 상황상) 거래를 할 만한 상황이 되지 못하는 데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꽤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외신에서는 이번 행사에서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AI 이슈 등에 대해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상한다. 또 복잡하게 돌아가는 스트리밍 산업과 관련한 논의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 외에도 주요 경영진 승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디즈니 등 일부 회사 수장들은 이 자리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기업 수장과 만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선밸리 콘퍼런스가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행사 직전 이 지역에 글로벌 기업의 수장들이 탄 전세기들이 잇따라 도착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행사를 앞둔 11일 오전부터 인근 프리드먼 메모리얼 공항에 40대가 넘는 개인 전세·전용기가 도착했으며 이날 하루에만 최소 100대의 개인 비행기가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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