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리와인드(89)] ‘아씨두리안’ 파격 거듭하는 임성한 작가의 상상력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잊을 수 없는 대사를 남긴 ‘오로라 공주’부터 시즌제로 막장 드라마의 가능성을 넓힌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 등 늘 색다른 소재와 새로운 시도로 지루할 틈 없는 재미를 선사하는 임성한 작가가 이번에는 ‘판타지 멜로’에 도전했다.
조선시대 양반집의 두 여인이 시간 여행을 통해 2023년 현재의 남자들과 얽히게 되는 판타지 멜로 드라마 ‘아씨두리안’ 통해 주말 저녁 TV조선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6회까지 방송된 현재, 4%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파격 설정을 서서히 납득시키며 시청자들을 스며들게 하고 있다.
◆ 기생 문화→고부 동성애, 파격 거듭하는 임성한 작가
50%의 시청률을 넘겼던 ‘보고 또 보고’부터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신기생뎐’ 등 다수의 흥행작들을 남긴 임 작가는 ‘독특한 설정’ 통해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한 작가다. 문영남, 김순옥 등 막장 대가들 사이에서도 다소 ‘기이하다’라고 표현할 만큼 남다른 상상력이 그만의 강점이 되곤 했다.
2005년 방송된 ‘하늘이시여’는 어린시절 헤어진 자신의 딸을 의붓아들과 결혼시키는 파격적 설정으로 이목을 끌었었다. ‘보고 또 보고’에서는 당시엔 다소 논란이었던 겹사돈 설정해 이목을 끄는가 하면, ‘인어아가씨’ 통해선 아버지를 향한 복수에 대해 그려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하늘이시여’에서는 TV를 보면서 웃다가 갑작스럽게 죽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황당한 웃음을 유발했으며, ‘신기생뎐’에서는 귀신에 빙의된 캐릭터가 눈에서 레이저를 쏘는 등 ‘이상한데 계속 보게 되는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킨 임 작가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출생의 비밀 또는 어렵게 쟁취하는 사랑 등 막장 드라마 특유의 전형적인 전개를 취하면서도, 독특한 배경 통해 신선함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앞서 이후 역사의 뒤안길에 사라진 기생 문화가 현존한다는 전제 속에 부용각에서 펼쳐지는 삶과 사랑에 대해 그린 ‘신기생뎐’에서도 ‘기생’이라는 소재 통해 그간 보기 힘들었던 그림을 담아내는 한편, 출생의 비밀과 재벌 2세와의 사랑이라는 보편적 소재 통해 신선함과 재미를 모두 잡았다.
현재 방송 중인 ‘아씨두리안’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판타지 멜로의 매력을 담아내고 있다. 조선시대를 살던 두 여인이 갑작스럽게 현대로 오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는데, 과거와 현재의 사연을 교차하며 흥미로운 세계관을 구축 중인 것. 조선시대에서는 함께 사랑해 아이까지 낳았지만, 결국 엇갈리게 됐던 두리안(박주미 분)과 돌쇠(김민준 분)지만, 두 사람이 현대에서 다시 만날 것이 예고돼 궁금증을 고조시키고 있다.
다만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던 고부 동성애 설정이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결혼 생활 25년 만에 장세미(윤해영 분)가 남편에게 시모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며 “내 마음을 이해받고 싶다”고 호소하는가 하면, “당신이 나 아닌 우리 아빠 좋아한다면 난 받아들인다”라는 황당한 대사를 내뱉어 ‘지나친’ 파격이라는 지적을 받은 것. 현대와 과거의 간극을 강조하기 위해 변기물에 세수하는 두리안(박주미 분)의 모습 또한 ‘억지스럽다’라는 혹평을 유발했다.
물론 아직 드라마 초반이기에 이 같은 무리한 설정이 더욱 부각되는 것도 사실이다. 늘 기묘하지만, 그럼에도 반전 거듭하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끌어낸 임 작가의 저력이 ‘아씨두리안’에서는 어떻게 발휘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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