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은 LG' 넘을 키워드는? 플랫폼·모빌리티·디지털 헬스케어(종합)
홈, 모빌리티, 커머셜, 가상공간 등으로 고객경험 연결, 확장
Non-HW·B2B·신사업 '3대 성장동력'…매출·영업익 절반 이상 목표
LG전자가 '가전 기업'을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업체로 완전히 탈바꿈한다.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은 집, 상업공간, 차량을 포함한 이동공간 뿐 아니라 가상공간인 메타버스까지 넘나들며 고객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Non-HW), 기업 간 거래(B2B), 신사업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앞세워 성과 창출에 집중,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은 12일 오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중장기 미래 전략을 소개했다.
아이보리색 자켓에 남색 바지를 입고 무대에 등장한 조 사장은 미래비전 발표에 앞서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2013년 당시 LG전자는 가전 1위 목표 선언, 올레드(OLED) 사업 진출, VS(전장)본부 출범 등의 이벤트가 있었다.
그는 "신개념 가전 발명, 씽큐·UP가전이라는 성과와 더불어 VS본부는 10조 매출을 내는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회고하며 "미래를 위해 새롭게 시작하는 LG전자의 담대한 도전을 이제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방식으로는 시장 변화 못따라가…이전과 다른 LG전자 절실했다"
2021년 말 CEO로 부임한 이후 여러 글로벌 지역을 두루 접해온 조 사장은 시장이 주목해야 할 글로벌 변곡점으로 서비스화(Servitiz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전기화(Electrification)를 짚었다.
3가지 변곡점을 언급하며 조 사장은 "그간 우리가 해왔던 방식이나 속도로는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 고객 경험에 맞는 규모를 만들어내기 힘들 것으로 봤다"며 "지금과는 다르게 퀀텀 점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LG전자로 변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G전자는 미래 비전을 위한 3대 축으로 ▲Non-HW 사업모델 혁신 ▲B2B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 등을 제시했다. 오는 2030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3대 축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특히 신사업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전기차 충전 사업, 메타버스 영역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한다.
3대 성장동력을 앞세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LG전자는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연구개발(R&D) 투자 25조원 이상, 설비 투자 17조원 이상, 전략투자 7조원 등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트리플 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EV/EBITDA 멀티플) 7배 이상)’을 달성하고, 지난해 65조원 수준(LG이노텍 제외) 매출액 규모를 1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Non-HW에선 webOS, 스마트홈, 구독/렌탈 등 관계 중심 순환형 사업구조 구축
플랫폼 기반 서비스(Non-HW) 측면에서 TV(HE) 사업은 콘텐츠/서비스/광고 영역을 더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업체’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광고 기반 무료방송 LG 채널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5년간 1조원 이상 투자하며 질적 성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양적 성장 측면에서는 외부 TV 브랜드에 webOS 플랫폼 공급을 늘리고 TV 외 타 제품군으로도 webOS 적용을 확대하며 고객 접점을 넓혀 나간다.
생활가전(H&A)도 서비스 기반 포트폴리오 대전환에 속도를 낸다. 구매 후에도 고객이 필요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업(UP)가전을 더 진화시키며 초개인화, 구독, 스마트홈을 접목하는 ‘HaaS(Home as a Service)’를 지향점으로 한다.
기존 가전명가의 제품 경쟁력에 고객이 홈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더해 집 안 전체를 아우르는 ‘홈 솔루션(Home Solution) 사업’으로 확장한다.
이삼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은 단순한 기기 연결 보다 고객 경험을 끊임없이 연결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주완 사장은 "집에서 보는 컨텐츠를 차에서도 볼 수 있는 고객 라이프 전영역에 걸친 경험을 줄 것"이라고 했다.
B2B는 전장, 공조, 빌트인, 사이니지 등 성장 가속화...2030년 매출액 40조↑
B2B 부문에서 전장(VS) 사업은 2030년까지 매출액을 2배 이상 키워 20조원 규모의 글로벌 Top 10 전장업체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차량 전동화, 커넥티드 서비스 등 트렌드에 대응해 자율주행, SW 솔루션,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의 신규 기회를 적극 모색한다.
은석현 VS사업본부장은 "올해 말 수주잔고는 100조원을 예상한다"며 "부문별 비중은 인포테인먼트(5), e-파워트레인(3), 헤드램프(2)다. 특히 e-파워트레인 사업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언급했다.
특히 VS본부는 10년이라는 다소 짧은 업력과 비교해 발 빠른 성장세를 나타낸 이유가 가전 사업 기반의 하드웨어 역량, 새로운 컨텐츠라고 설명했다. 은 본부장은 "차량 내 아키텍처 변화 중심은 인포테인먼트"라며 "LG가 갖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역량으로 차별화된 통합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겠다"고 했다.
생활가전에서는 B2B 역량 확대를 위해 빌트인 가전에 집중하기로 했다.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와 유럽 공략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Top 5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류재철 H&A 사업본부장은 "H&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HVAC)와 빌트인이다. 빌트인은 전체 가전의 2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빌트인 시장에서 탑티어로 가기 위한 준비는 끝난 상태다. 준비가 더 필요한 지역은 유럽인데 판매망 확대가 되면 유럽에서도 전체 성장을 끌고 갈 분야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에도 힘을 줘 2030년까지 글로벌 탑티어(Top-Tier)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신사업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전기차 충전, 메타버스 성장 모멘텀 발굴
LG전자는 높은 잠재력이 예상되는 신사업에 대해서도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주 분야는 디지털 헬스케어, 전기차 충전, 메타버스다.
먼저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 실리콘밸리 소재 북미이노베이션센터(NAIC)가 중심이 돼 전략적 투자(Strategic Investment)를 이어간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단순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관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LG전자는 최근 자회사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통해 국내향 제품 4종을 출시했으며, 내년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한다. 연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추가 생산기지 구축도 시작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영역에서도 LG전자는 폭넓은 전략적 협업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혼합현실(MR), 증강현실(AR) 개화에 발 맞춰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주완 사장은 "메타버스 성공요인인 플랫폼, 컨텐츠, 기기(accessible device)다. 세 가지 모두를 갖춘 챔피언은 아직 없다. 그런 측면에서 글로벌 파트너들과 역량을 교환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는 신성장동력으로 로봇 사업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익환 BS본부장은 "LG전자 로봇 사업은 자율주행, 멀티로봇 등 산업용 로봇에 맞춰져 있다. 앞으로 로봇 기술은 물류에서도 집중될 것이므로 물류 역량에도 집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단계는 가전 내 배송을 염두하고 있다. 라스트 마일 서비스(last mile·상품이 개인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물류 배송의 마지막 구간) 영역까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OLED TV 출하량 꾸준…中 LCD 공세있지만 프리미엄 시장 성장 자신"
LG전자의 중장기 비전 성공은 신성장사업 성과 뿐 아니라 기존 사업 안정화를 전제로 한다. 그런 측면에서 TV 부문은 중국 LCD(액정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출하를 늘리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견제에 나서는 등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형세 HE사업본부장은 "올레드 출하량은 해마다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부터는 경쟁사(삼성)에서도 올레드를 생산하며 출하량은 증가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작년부터 TV 시장이 급속하게 역성장하면서 LCD/OLED업체들이 시장 상황에 맞게 생산을 조절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레드를 프리미엄 제품 축으로 가져가며 세트 측면에서는 계속 늘려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박 본부장은 중국 미니 LED를 언급하며 "올레드가 제공하는 화질과 고객 경험 측면에서는 압도적인 차별화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올레드 수율이 개선되면 가격도 (안정화돼) 수요가 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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