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디지털 플랫폼 정부 찬물 끼얹은 '나이스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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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사태를 일으킨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를 점검하겠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한 말이다.
수출된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시스템에서 나이스 오류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도마저 깎아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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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사태를 일으킨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를 점검하겠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한 말이다. 정확히는 12년 전인 2011년 3세대 나이스 사태에 대한 발언이다. 이 장관은 당시에도 교육부 장관이었다. 당시 나이스는 고등학생 2만9000여명의 내신 석차와 등급을 잘못 산정해 큰 파문을 불러왔다. 나이스는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전국 학교 등이 사용하는 네트워크로 학생 성적과 출결사항, 생활기록 등을 관리한다. 이런 나이스가 2800억원을 들여 12년 만에 지능형 4세대로 진화했다. 나이스는 이번에도 교사, 학생, 학부모를 당황케 했다. 로그인되지 않는 접속 지연 현상, 한 학교의 기말고사 시험문제 답안지가 제3의 학교로 출력되는 오류도 나타났다. 이쯤 되면 지능형이라는 수식어가 무식할 정도다.
교육 현장에서 사용되는 나이스는 전자정부 서비스의 일종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정보화 사업이 본격화하며 나이스의 개발도 시작됐다. 교육 행정에 대해 국가 주도 전산화가 이뤄지면서 전국 모든 학교 학생들이 똑같은 혜택을 본다. 복잡한 입시 서류를 종이로 인쇄할 필요도 없다. 학부모는 온라인으로 자녀의 출결 사항과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 학교별로 이런 서비스를 한다면 학교의 재정 상태와 노력에 따라 서비스가 달라질 것이다. 재력이 충분한 지역의 학교에 비해 그렇지 못한 학교는 행정서비스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전자정부의 혜택은 전 국민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
정부 업무 전자화는 한국 IT 분야의 대표적 성공사례다.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한국만큼 편리한 대국민 정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 클릭 몇 번이면 필요한 서류를 직장과 가정에서 24시간 인쇄할 수 있다. 해외에서 서류 한 장을 얻기 위해 관공서를 방문해 결과를 얻기까지 장시간 기다려 본 경험이 있다면 신속 정확한 전자정부 서비스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나이스 오류 문제는 단순하게 볼 사안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의 야심 찬 전자정부 계획에 불확실성을 보여준 사례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실현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0년간 추진해온 전자정부가 좋은 결과를 냈지만,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전자정부를 업그레이드한 것이 아니라 차원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규정하고 디지털 플랫폼 정부 자체가 수출 효자 산업이 될 것이며 전 세계 국가의 미래 모델이자 국가전략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의지처럼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경쟁력이 있다. 단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수출하려면 성능도 중요하지만, 신뢰성이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한다. 성급한 시행보다는 완전 무결성이 필수다. 수출된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시스템에서 나이스 오류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도마저 깎아내릴 수 있다. 우리 자체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시스템은 해외에서도 오류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소 늦더라도 안전한 길을 택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백종민 오피니언 부장
백종민 오피니언 부장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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