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G2의 패권다툼에 고통받는 세상

2023. 7. 1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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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세계 1위 경제 대국은 미국(G1)이었고 중국은 7위였다.

2009년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G2)의 지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고용 상황은 미국처럼 좋지 않으며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5월 20.8%)를 기록했다.

중국은 세계 주요 자원을 독식했고 경제·외교·안보적 영향력을 확장했으며 해당국은 합당한 수익 창출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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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금리인상 글로벌 인플레 위기
中외채 국가들 채무상환에 허우적

1980년 세계 1위 경제 대국은 미국(G1)이었고 중국은 7위였다. 2009년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G2)의 지위를 차지했다. 이후 고속 성장으로 G1의 자리를 넘보고 있으나 상황은 순조롭지 않다. 미국은 19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25%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양국 간에 벌어지는 패권다툼에 세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지는 미국이었고 세계는 몸서리를 쳤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막대한 돈을 푼 미국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한 축을 담당했다.

미국발 금리인상은 세계를 고통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연이은 금리 인상에도 고용 호조로 미국은 올해 한두 번 금리를 추가 인상할 전망이다. 여전히 좋은 고용지표에 7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힘이 실린다. 이달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2007년 이래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5월 노동시장에서 해고는 줄고, 채용은 늘고,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자발적인 일자리 그만두기는 늘었다. 고(高)물가 상황에서 고용 호조는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해 오히려 독이 된다. 중앙은행은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사이 역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고 정책을 결정한다.

지난해 6월의 소비자물가(CPI)가 9%로 가장 높았다. 올해 6월 CPI가 기저효과로 3%대로 낮아질 전망이라 일각에서는 물가가 내려가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부당하다고 본다. 문제는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이 불안하고 하반기로 갈수록 역(逆)기저 효과로 물가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새마을금고와 증권사의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로 금융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우리는 미국발 금리인상 지속이 매우 부담이다.

중국의 고용 상황은 미국처럼 좋지 않으며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5월 20.8%)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의 20~30%를 차지하는 청년층의 악화된 경제상황은 소비 위축, 부동산시장 회복 지연, 사회불안을 야기한다. 지난해 낮았던 성장률에 대한 기저효과로 5%대 성장은 가능할 전망이나 경기가 악화한 모습은 여기저기 보인다. 중국의 6월 생산자물가(PPI)는 7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5.4)로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로 디플레이션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팬데믹 이후 경제 리오프닝에도 예상보다 내수가 부진하자 금리인하에 이어 대대적인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발표 시기가 계속 지연돼 중국 경제 부양을 바라는 이코노미스트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부동산이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상황을 감안해 1조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 발행과 신규 인프라 건설, 다주택자의 주택소유 제한 폐기 등이 논의됐다. 이 와중에 잠비아·우간다·케냐·가나·콩고민주공화국·에티오피아, 몽골·라오스·파키스탄·스리랑카, 에콰도르·온두라스 등 중국에 막대한 외채를 진 국가에서는 사라지는 일자리, 치솟는 물가, 중국에 대한 채무 상환을 겪으며 인구 다수가 빈곤의 나락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들 국가의 외채 50% 이상이 중국 채무이고 정부 세수의 3분의 1 이상이 부채 상환에 쓰인다. 부채의 역습이 가난한 국가를 덮치고 있는 것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는 투자 대상국의 입장에서는 효율적이지 않았다. 중국은 세계 주요 자원을 독식했고 경제·외교·안보적 영향력을 확장했으며 해당국은 합당한 수익 창출을 하지 못했다. 부채의 덫은 예상된 수순이었나? 위기가 오면 가난한 사람이나 국가가 된서리를 맞는다. 위기로 가난이 계속 조종되고 있는 느낌이 확실히 들고 있다.

조원경 UNIST 교수 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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