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 피할 순 없을까? [일상 속 통증을 시원하게 날려줄 통증의학 전문가, 박정민입니다]

헬스조선 편집팀 2023. 7. 1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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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하는 ‘노인’의 모습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구부정한 허리와 무릎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실제로 이런 모습을 한 어르신들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다. 이렇게 허리와 무릎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데엔 다양한 원인이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노화, 즉 퇴행성 관절염일 것이다.

필자가 있는 곳이 마취통증의학과인 만큼 관절염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의 수가 상당히 많다. 특히 무릎의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걸을 때 가장 필수적인 관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노화라고 부르는 퇴행성 변화는 가끔 잘못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다. 무릎과 허리 등 관절에서 나타나는 통증이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 정도로 생각해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게 대표적 예이다. 더불어 요즘엔 젊은 세대에서의 퇴행성 관절염도 높아지는 추세이다. 바르지 못한 자세와 단백질 위주의 식습관, 인스턴트 음식이나 야식 등으로 인한 비만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나이가 들면서 체내 기관의 수분량이나 근육, 밀도 등이 줄어들면서 관절이나 근력이 이전만 못한 건 사실이다. 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나면서 근육은 줄어들지만, 체지방은 늘게 되는 게 보통이다. 기초대사량이 줄어드는 것도 노화와 관련이 깊다. 몸은 약해지는데 체중은 증가하니 관절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무릎에 전해지는 하중은 체중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노년에 접어들수록, 관절이 아플수록 운동의 중요성은 커진다.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에 비만이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인 것도 같다.

그런데 여기서 발생하는 모순이 있다. 무릎이 아프기 전이라면 앞으로 관절염 예방을 위해 체중 조절을 하고 운동으로 주변 근육을 단련하여 충격을 분담할 텐데, 이미 무릎이 아픈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땐 역시 전문의와 상담이 선행되는 것이 좋다. 통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먼저 밝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절에 전해지는 충격이 부담되는 것인지, 연골에 손상이 발생한 것인지, 주변 연부조직의 손상으로 나타나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된 것인지 등 우리 몸을 위협하는 요소는 많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한다면 진행 속도를 충분히 늦출 수 있다. 다만 단순 근육통같이 아프던 초기를 넘어 점점 생활에 지장을 주기 시작하는 중기에 들어선다면 이전의 칼럼에서 살펴봤던 다양한 주사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닳고 있는 연골이나 약해진 주변 연부조직 등을 프롤로테라피, PDRN, PRP, 콜라겐 주사 등 다양한 성분으로 이루어진 주사를 통해 조직 손상의 회복을 도와줄 수 있다. 이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다른 치료와 병행할 수 있다.

특히 체외충격파 치료도 퇴행성 관절염에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에 분당 1000~3000회 정도의 충격파를 쏘아 주변 조직의 재생과 회복을 돕는 치료방법인데, 이를 통해 통증 감소뿐만 아니라 기능 회복을 도와줄 수 있다. 충격파 에너지를 치료 부위에 투과시킴으로써 혈액순환을 활성화하고 세포막의 투과성을 높여 주변 조직과 세포 재생을 촉진해 준다. 이는 주사치료 시 주입되는 주사 약물이 효과적으로 흡수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퇴행성 변화가 찾아왔다는 것은 노화와 동반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완전히 젊은 시절 혹은 아프기 전의 관절로는 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치료들을 통해 관절의 손상을 최소화하여 악화하는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 여기에 관절에 무리가 되지 않는 걷기나 수영, 아쿠아로빅 같은 운동과 적정 체중 유지가 앞으로의 관절 건강을 좌우하게 된다. 요즘은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은 좌식 생활습관이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는 등의 자세도 많이 하는데 이는 관절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하는 것이 좋다.

무릎통증이 있다고 지금 당장 무턱대고 운동을 시작할 필요도, 다이어트에 돌입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병원에 방문하여 전문의와 자신의 상태를 명확히 살펴보는 것이다. 자신의 상태에 알맞은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이 일상 회복의 첫걸음이다. ‘걷는다’는 것은 삶의 질과도 맞닿아 있다. 건강과 활력을 되찾는데 이 글이 도움되었길 소망한다.

/기고자: 서울숲시원통증의학과의원 박정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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