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카트 17㎞ 밀었다…코스트코 노동자 죽음, 유족 분노
지난달 19일 대형마트 코스트코에서 무더운 날씨에 쇼핑 카트 정리 업무를 하다 숨진 노동자 A씨의 아버지가 “아들이 사망한 지 3주가 지나고 있는데 본사의 누구도 저희에게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없다”며 원통해 했다.
고인의 아버지인 김모씨는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들이 직장에서 근무하다가 온열로 사망하게 되었는데 (본사는) 산재 처리는 유족 측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나온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입사 후 캐셔 업무를 보다가 지난달 5일 주차 업무로 보직이 변경됐다. 주차 부서에서 카트를 정리하고 수거하는 업무다. 사고는 2주 만인 19일 발생했다.
당일 오후 12시부터 근무하면서 오후 7시까지 일하던 A씨는 매시간 200개 정도의 카트를 매장 입구로 밀고 다녔다. 당시 낮 최고 기온은 33도였다. 냉풍기 하나 없는 야외 주차장에서 A씨가 사망 당일 카트를 밀며 다녔던 거리는 17㎞였다.
김씨는“(아들이) 보통은 10시간 동안 26㎞를 걸어 다녔다”며 “사망 이틀 전엔 26㎞, 전날엔 22㎞를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휴게시간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며 “3시간마다 15분씩 쉬기로 했는데 아들의 전언에 따르면 3시간이 넘어도 5층에 있는 휴식공간까지 왕복으로 9분이 걸려 차라리 주차장 한 켠에 쪼그려 앉아쉬었다”고 말했다.
사고 전날인 지난달 18일에도 A씨는 어깨·가슴 통증과 함께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그는 가족 톡방에 “내일 병원에 가야겠다”며 이 사실을 전했다고 한다. 김씨는 “지병 없이 건강하게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던 아들이었다”며 “타 지점보다 해당 매장의 주차 인원이 6~7명 모자랐고 너무 과중하게 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씨는 아들에 대해 “주변에서 성실하게 직장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 하던 애였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며 “비록 지금은 옆에 없지만 너무너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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