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토마토도 귀하다"…역대급 몬순 폭우로 인도 경제 '휘청'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남아 돌아 버리던 토마토였는데, 지금은 썩은 것도 귀하죠"
40년 만에 닥친 역대급 몬순 폭우로 인도 민생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인도 전통 요리 주 재료라 할 수 있는 토마토 가격이 불과 두 달 만에 4배나 뛰었고, 다른 채소 가격까지 동반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과 인도 경제 일간지 비즈니스 스탠더드에 따르면 몬순 폭우로 인도 북부 델리와 그 인접 지역의 토마토 등 소매 식품 가격이 급등했다. 몬순은 강우를 동반한 계절풍으로, 인도의 경우 6월 초 남서부 해안 케랄라부터 시작된다. 7월 중순께 인도 전역에 걸쳐 비가 내리고 통상 9월까지 이어진다.
인도에는 '몬순 경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몬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보통 6월 초에 시작하는 몬순이 평균보다 2주만 늦어져도 인도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인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농업이 차지하고 있는데, 농작물 경작에 절대적인 강수량의 70~80%가 이 몬순 기간에 채워지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예상 강수량을 웃돌며 퍼부은 비가 문제가 됐다. 인도 기상청 관측 기준, 6~7월 평균 강수량의 10배가 넘는 비가 내리며 침수 피해와 갖가지 농작물 작황 부진을 초래했다.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 쿠루크셰트라 지역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알빈드 말릭은 "몇 달전까지는 토마토 1kg 당 가격은 40루피(626원) 정도였다"며 "열려도 수확하지 않고 팔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1kg당 160루피(2500원)에 팔리고 있다. 썩은 것도 팔아야 할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의 물가 상승세는 5월까지만 해도 둔화 양상을 띄었다. 인도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1년 4월 이후 25개월만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였다.
몬순 폭우로 불과 두 달만에 상황이 바뀌게 된 셈이다. 토마토를 비롯한 각종 채소는 CPI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인플레이션 변동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들 품목의 가격 상승은 다른 상품의 가격까지 끌어올리면서 민생 경제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스탠더드는 "수요 공급망 안정까지 적어도 3개월 이상이 걸릴 것 같다"며 "(몬순 폭우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불가 안정에 실패한다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집권당에 대한 국민 분노가 가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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