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73%가 중단 원하는 고교학점제, 보완도 쉽지 않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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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7일 "고교 교사의 72.98%가 고교학점제를 중단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지부는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소재 고등학교 교사 287명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전교조 서울지부의 김한민 정책실장과 11일 서면으로 고교학점제 중단의 대안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교육정책 방향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등에 관해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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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7일 "고교 교사의 72.98%가 고교학점제를 중단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지부는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소재 고등학교 교사 287명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 서울시 광진구에 자리한 전교조 서울지부 |
ⓒ 전교조 서울지부 |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들이 대학생들처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듣고, 일정 학점을 채우면 졸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25학년도 전국 전면 시행을 앞두고 현재는 서울지역 모든 고교가 시범 운영 중이다.
고교학점제는 출범 당시 수업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취지를 내세웠는데, 이번 조사 결과 9.85%의 교사만이 고교학점제가 수업 혁신을 촉진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89.15%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고교학점제로 수업 관련 가장 어려운 점을 묻는 문항엔 '여러 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 71.83%로 제일 높았다. 다음으로는 '수업 시간 조정의 어려움'(62.32%)과 '과밀·과소학급의 문제'(41.55%)가 뒤이었다.
최소성취기준수업(보충수업)이 책임교육을 구현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항엔 5.95%의 교사들이 그렇다, 80.07%의 교사들은 그렇지 않거나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고교학점제로 학생들의 입시 부담이 줄었다고 보는 경우도 3.16%에 불과했다. 반면 34.73%의 교사들은 입시 부담이 더 늘었다고 답했다.
고교학점제의 문제로는 '수능 등 입시에 유리한 과목 선택과 과목 구조조정'이 65.1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보편 교육의 약화로 인문·사회 소양 저하'(56.34%)와 '고1 1학기 진로 결정으로 인한 어려움과 혼란'(46.48%), '이동수업 확대로 학생 정서적 불안감과 학급공동체 약화'(45.42%)가 뒤이었다.
▲ 김한민 전교조 서울지부 정책실장 |
ⓒ 차원 |
설문조사를 진행한 전교조 서울지부의 김한민 정책실장과 11일 서면으로 고교학점제 중단의 대안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교육정책 방향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등에 관해 인터뷰했다.
- 고교학점제를 중단한다면, 더 나은 학교와 수업을 위한 대안은 무엇이 있나.
"입시경쟁을 완화하는 방법을 찾는 게 필요하다. 최근 3년, 청소년들의 우울증이 60% 넘게 늘었다고 한다. 그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지나친 입시경쟁이다. 지금보다 30% 정도만 완화돼도 아이들 삶이 나아질 것이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국공립대학 공동학위제 도입'과 '수능을 대학입학자격고사제로 돌리는 것'이 있다."
- 고교학점제 정책 중단이 아닌 취지를 살린 보완은 불가능한가.
"일단 보완을 위해선 선택 과목 개설 등에 따른 고교 교사 증원이 필수다. 하지만 현 정부는 학생 수 감소를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2027년까지 중등교원 1만2000명 정도 정원을 줄일 계획이 아닌가. 이 기간 중학생 수는 큰 변화가 없다. 고교학점제가 전면화되는 시기가 25년인데, 걱정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보완을 생각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
- 입시경쟁을 그대로 둔 채 교육정책을 어떻게 바꿔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아예 대학입시와 수업 자체를 포기하는 두 양극단의 간극이 더 벌어지고 있다. 중간 지대를 넓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과정의 난이도를 조정하고 수능 문제 풀이 연습을 그만두어야 한다. 더 중요하게는 누가 더 많은 킬러 문항을 짧은 시간 안에 정확히 풀어내느냐에 인생을 걸게 하는 상위권 대학의 기득권을 깨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에서 대학을 선발기준으로 삼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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