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이순신, 원희룡은 원균…황당한 개딸 프레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이순신 장군을 소환하고 있다. 그간 윤석열 정부를 “일본 대변인, 친일 정부, 일본 내각 하수인 정권”(정청래 최고위원)이라고 공격한 데서 나아가 아예 자신을 왜군 침략을 방어한 이순신에 빗댄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10일부터 당 대표 회의실 백보드에 이순신 장군 모습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걸어놨다. 현수막엔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라는 문구를 써놨다.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의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당 대표 회의실은 언론 노출이 빈번한 장소다. 지난 10일 이후 이 대표 관련 기사에 이 대표와 함께 배경에 이순신 장군이 담기는 이유다.
당에선 남해를 이순신해로 병행 표기하자는 특별법도 발의했다. 지난달 27일 김승남 의원 등 민주당 주축의 69명 의원이 이름을 올렸고 제안 이유로는 “일본에 맞서 대한민국 영해의 역사적 정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기희생과 헌신의 ‘이순신 정신’으로 국민적 자부심과 애국심을 고취하고자 함”이라고 했다.
이런 움직임에 국민의힘은 “반일선동도 맥락이 있어야 한다. 오직 정략적 계산과 증오만으로 이순신 장군을 반일선동에 이용하는 것은 견강부회식 역사 오·남용”(지난 11일, 윤재옥 원내대표)이라고 지적했지만, 이 대표 지지층인 개딸 사이에선 “이재명 대표=이순신 장군”이라는 말이 퍼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마을’에선 “이순신과 함께 명량해전에 승리했듯이 이재명과 함께 후쿠시마 해전에서 승리하자” “저쪽(국민의힘)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걸어놓으면 딱 맞겠다”는 반응이 나왔고, 일부는 이 대표의 애칭인 ‘잼’과 이순신을 합쳐 이 대표를 ‘잼순신’이라고 불렀다. 클리앙 등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민주당=이순신”이라며 내년 총선을 ‘한일전’에 비유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개딸'은 최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선 원균 장군의 후손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을 제기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원 장관이 “의혹은 날파리 선동”이라며 백지화시키자 원 장관을 공격하려는 취지다.
원 장관이 원균 장군의 본관인 ‘원주 원씨’로 같다며 “원균의 후손 원희룡”이라는 게시물이 재명이네마을 등에 올라오고 있다. 친야 성향 유튜버인 ‘고양이 뉴스’(구독자 38만명) 등은 “원 장관은 어디 원씨냐”며 원균 장군의 후손이란 취지의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원주원씨 종친회 관계자는 12일 “원주 원씨는 세 분의 중시조(中始祖)를 둔 세 계통이 있다”며 “원균 장군은 원성백계(중시조 원극유)고 원 장관은 시중공계(중시조 원익겸)라 계파 자체가 다르다. 원 장관이 원균 장군의 후손이란 건 틀린 말”이라고 말했다.
본관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야권이 무리한 주장을 펼친 사례는 앞서도 있었다. 2020년 6월 당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남명 조식(창녕 조씨) 선생이 조국 교수(전 법무부 장관)의 선조”라고 주장했다가, 조식 선생의 직계 후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말도 안 되는 억지이자 모독”이라고 항의했다. 창녕 조씨는 분파만 47개에 달하는데, “창녕 조씨라고 다 같은 조씨냐”라는 취지였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밤늦게 남친이랑? 거짓말" 故최진실 딸 최준희, CCTV 꺼냈다 | 중앙일보
- 공부 잘하던 아들이 변했다 대치동 엄마 '결정적 실수' | 중앙일보
- '코빅' 30세 개그우먼 이지수 사망…갑작스러운 비보, 동료들 충격 | 중앙일보
- 비키니 차림 여성들 파출소 유리문 핥고 난동…마약 양성이었다 | 중앙일보
- 일본 초토화한 장마전선 올라온다…"진짜 장마는 이제 시작" | 중앙일보
- 김연아에 금메달 뺏길라…말바꾼 소트니코바 "도핑 샘플 문제" | 중앙일보
- 현영도 140억 사기범에 당했다…"월 7%이자에 속아 5억 송금" | 중앙일보
- [단독]"김의겸 보좌관이 집기 훔쳐"…절도사건 휘말린 군산사무실 | 중앙일보
- [단독] 北서 못 받은 돈 1조3326억…84차례 독촉에도 '모르쇠' | 중앙일보
- [단독] 1109억 썼는데 통행량 5%…세금 날린 '박원순 공중길' [2023 세금낭비 STOP]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