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정치 한복판에 선 '뉴스 알고리즘'

임철영 2023. 7. 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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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포털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공세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번엔 '뉴스 알고리즘'이 도마에 올랐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운영을 중단해 편향성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거대 포털의 계획은 '뉴스 알고리즘'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네이버의 바람과 달리 이번 뉴스 알고리즘 의혹은 조기에 종지부를 찍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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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 의혹에 강도 높은 점검
前정부 외압 의혹까지 제기
네이버, 혼란 지속에 신뢰도 타격 불가피

거대 포털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공세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번엔 ‘뉴스 알고리즘’이 도마에 올랐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운영을 중단해 편향성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거대 포털의 계획은 ‘뉴스 알고리즘’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번엔 여당이 알고리즘 조작 의혹을 제기한 만큼 바통을 넘겨받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강도 높은 점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당사자인 네이버는 뉴스 알고리즘 조작 의혹에 적극적으로 반박과 해명을 이어가고 있다. 불리한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2019년 첫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를 거쳐 ‘페이지 랭크(page rank)'를 적용했고, 2021년 2차 검토위를 거쳐 하나의 브랜드로 합쳐져 있었던 미디어 계열사를 분리해 순위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에는 네이버가 2021년 페이지 랭크 기준을 변경한 결과가 문제가 됐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국회 방통위 여당 간사는 기준을 변경한 이후 여당이 진보 편향으로 분류한 MBC의 순위는 올라간 반면 대척 지점에 있는 조선일보의 순위는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이 결과를 토대로 문재인 정부 외압 의혹까지 제기하며 꼬투리를 잡았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네이버는 제평위 문제가 불거진 때와는 달리 신속하게 유창동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3차 알고리즘 검토위를 꾸려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의 바람과 달리 이번 뉴스 알고리즘 의혹은 조기에 종지부를 찍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당이 이전 정부에서 이뤄진 사안으로 규정하고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다 방통위 점검이 마무리되고 그 결과에 대한 최종 판단이 언제 나올지도 예상하기 어려운 탓이다. 여기에 야당은 ‘언론장악’ 또는 ‘길들이기’로 규정하고 목소리를 높이며 지난한 공방을 예고했고, 방통위가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42조에 따라 금지행위를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논란이 장기화할수록 네이버가 짊어져야 할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조작 의혹이 어떤 결론에 이를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권한을 가진 방통위가 관계 법령에 따라 과징금 부과 및 형사고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현실화할 경우 기업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편향성 논란에서 비롯된 만큼 공전을 거듭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편향성 판단 기준이 근본적으로 진영의 논리에 매몰될 수밖에 없어 결과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바람직성 편향(desirability bias)'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바람직하다고 믿고 싶은 것에 천착한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이 높아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작 중요한 거대 포털에 종속된 언론사 간 클릭 수 전쟁으로 희생된 콘텐츠 질과 포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응해 과거에 폐기됐던 실시간 검색어를 부활시키려 하는 거대 포털의 시도조차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공론의 장으로 역할을 해온 뉴스 플랫폼 생태계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소속 ‘국민통합과 미디어특별위원회’는 7월 중 ‘국민통합의 순기능을 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대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뉴스 제평위 문제와 뉴스 알고리즘 조작 의혹은 정치 한 복판에 들어섰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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