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L7 강남에서 마주한 ‘자동화 시스템’
어린아이 크기로 보이는 로봇의 제법 공손(?)한 부탁에 엘리베이터 중앙 자리를 내줬다. 자리를 비켜주지 않으면 로봇은 탑승하지 않는다. 롯데호텔의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L7 강남에 상주하는 딜리버리 로봇 얘기다.
딜리버리 로봇이 작동하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객실에서 프런트에 전화를 걸어 물이나 수건을 직원에게 요청하면 직원은 주문 접수를 한 후 고객에게 로봇이 배달해도 되는지 묻는다. 고객이 동의하면 직원은 로봇 몸통을 열어 고객 요청 물품을 넣고 객실 번호를 입력한다. 그러면 로봇이 출발한다.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 고객 객실 앞에 도착하면 객실 안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으면 영어, 한국어, 중국어 순으로 로봇이 도착했다는 안내가 나온다. 이제 객실 문을 열고 나가 로봇 몸속에서 요청했던 물품을 수령하면 된다.
다소 번거롭지만 딜리버리 로봇은 직원의 피로도 감소에 큰 효과를 가져왔다. 롯데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투숙객 요청 시 직원이 직접 필요로 하는 용품 등을 객실로 전달하는 데 약 10분여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딜리버리 로봇이 도입되면서 직원들은 물품 배달을 로봇에 맡기고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소 인력으로 운영되는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 업무에서 주는 도움이 유독 크다. L7 강남 관계자는 “늦은 밤은 근무 인원이 적은 취약 시간대다. 해당 시간대에 근무하는 메이드도 한 명뿐이다. 이럴 때 로봇을 활용하면 고객이 내려오는 동선도 줄이고 직원도 편리하게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을 제작·납품하는 로봇업계도 인간의 업무가 편해지는 자동화 시스템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분위기다. L7 강남의 딜리버리 로봇을 제작한 케이로보컴퍼니 관계자는 “인건비가 계속 올라가고 있어 앞으로 로봇 산업과 같은 자동화 시스템은 더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단순 반복적인 일은 로봇에게 맡기고 사람은 본연의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쪽으로 산업 방향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로봇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확장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 단순 배송 업무에 있어 로봇 대체성이 커지자 관련 업계는 자율주행 로봇 배송 서비스 개발에 분주하다. 일례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자율주행 로봇 배송 스타트업 ‘뉴빌리티’와 오는 10월 말까지 ‘자율주행 로봇 배달 서비스’ 3차 실증 테스트를 진행한다. 다수 상권·점포에서 다수 로봇을 활용한 복합 배달 모델을 실증하는 작업이다. 업계에서는 로봇을 활용한 편의점 배달 모델 구축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6호 (2023.07.05~2023.07.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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