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 덴마크 미트윌란 입단 "유럽서 나를 증명하고파"
[윤현 기자]
▲ 덴마크 프로축구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은 조규성 |
ⓒ 미트윌란 구단 홈페이지 |
축구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조규성(25)이 덴마크 미트윌란 입단을 확정짓고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미트윌란 구단은 11일(현지시각) 조규성과 2028년 여름까지 5년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트윌란이 조규성의 원소속 구단 전북 현대에 준 이적료는 260만 파운드(약 43억 원) 수준이다.
2019년 K리그1 FC안양에서 프로 데뷔한 조규성은 그다지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김천 상무에서 군 복무하며 기량이 급성장했고, k리그1 최고 명문인 전북 현대로 옮겨 지난 시즌 득점왕(17)에 오르기도 했다.
국가 대표팀에도 발탁된 조규성은 200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해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럽 구단들의 눈도장을 받은 조규성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을 건너뛰고 올여름 유럽 진출에 나섰고, 미트윌란을 최종 선택했다.
조규성은 미트윌란 홈페이지를 통해 "유럽에 올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이 딱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미트윌란이 매우 적극적이었고, 잘 이적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많은 응원을 받았으나 월드컵은 이미 끝났다. 훈련장과 경기에서 매번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런 점이 동기부여를 준다"라며 "유럽에서 나를 증명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나타냈다.
▲ 덴마크 프로축구 미트윌란 입단 계약서에 서명하는 조규성 |
ⓒ 미트윌란 구단 홈페이지 |
조규성은 처음에는 미트윌란의 영입 제안을 거절했으나,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의 추천으로 마음을 바꿨다. 사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독일 마인츠, 스코틀랜드 셀틱 등의 영입 제안을 받았기에 이들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미트윌란을 선택한 것은 기대 밖이었다.
그러나 박지성 디렉터는 처음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나 독일 분데스리가 등 이른바 '빅리그'에 가는 것보다 규모가 작은 리그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지성도 현역 시절 일본과 네덜란드 프로축구를 거쳐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꽃을 피웠다.
조규성이 박지성 디렉터의 조언 탓에 빅리그에 진출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자 조규성은 지난 8일 K리그1 경기가 끝난 후 직접 관중들 앞에 서서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 믿는다. 사실 제 입장에서는 (박지성 디렉터가) 왜 그렇게까지 욕을 먹는지 이해가 안 간다"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모든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고, 그 선택의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박지성 디렉터는 저를 위해서 조금 더 어떤 옵션이 있을까 많이 생각해 주셨다"라며 미트윌란 입단이 온전히 자신의 결정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조규성을 영입한 미트윌란은 12개 구단으로 운영하는 덴마크 프로축구 1부 리그 수페르리가의 신흥 명문이다. 1999년 창단해 지금까지 3차례(2014-2015·2017-2018·2019-2020) 우승을 차지했다.
▲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에서 뛰던 조규성 |
ⓒ 전북 현대 |
미트윌란의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 랭킹은 60위로 잉글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82위), 브라이튼(83위), 독일 볼프스부르크(69위) 프라이부르크(81위), 스페인 발렌시아(87위) 아틀레틱(93위) 등 웬만한 빅리그 구단들보다 높다.
또한 2020-2021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2022-2023 유로파리그 24강 플레이오프, 2021-2022 콘퍼런스리그 24강 플레이오프 등 유럽 클럽대항전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올리고 있다.
다만 지난 시즌에는 수페르리가 7위에 그치면서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의 하위 대회인 콘퍼런스리그에 나서야 하고, 빅리그에서 뛰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몸을 부딪칠 기회가 없다는 것은 아쉽다.
미트윌란의 스벤 그라베르센 단장은 "1년 넘게 조규성을 지켜봤고, 월드컵 이후 유럽 곳곳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치열한 영입 경쟁을 치렀다"라며 "조규성이 미트윌란을 자신에게 적합한 곳으로 판단해 기쁘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규성은 완벽한 스트라이커"라며 "좋은 체격을 활용해 필드에서 자신의 위치를 잘 잡으며,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피니셔"라고 평가했다.
조규성의 미트윌란 입단은 미래에 유럽 진출을 꿈꾸는 국내 선수들에게 또 하나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조규성의 유럽 진출이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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