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롱 코비드' 유발 핵심 유전자 찾았다

김봉수 2023. 7. 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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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초반 A씨는 지난해 초 코로나19를 앓은 후 한동안 음식 냄새를 맡지 못해 고생했다.

연구팀은 16개국에 걸쳐 코로나19 완치 후 장기간 집중력ㆍ기억력 장애, 신경통, 심한 피로감 등 후유증에 시달린 6450명을 상대로 유전자 분석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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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연구팀, 후유증 앓은 6450명 유전자 분석 결과

40대 초반 A씨는 지난해 초 코로나19를 앓은 후 한동안 음식 냄새를 맡지 못해 고생했다. 또 다른 40대 B씨도 코로나19 완치 후 집중력ㆍ기억력 장애에 시달렸다. 과학자들이 이같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최대 200여종에 달하는 장기 후유증, 이른바 롱 코비드(long COVID) 현상의 유전적 요소를 찾아내 관심을 끌고 있다.

바이러스. 자료그림. 기사와 관련이 없음.

핀란드 분자의학연구소(FIMM) 연구팀은 지난 1일 의학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16개국에 걸쳐 코로나19 완치 후 장기간 집중력ㆍ기억력 장애, 신경통, 심한 피로감 등 후유증에 시달린 6450명을 상대로 유전자 분석을 실시했다. 이 결과 이들은 폐와 일부 면역 세포를 활성화하는 유전자 FOXP4의 DNA 구조에 공통적으로 특정 변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발병 확률은 정상인에 비해 1.6배나 더 높았다.

이 유전자는 앞선 연구에서 코로나19 중증화 위험률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또 폐암과의 연관성도 깊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적이 있다. 물론 중증 코로나19를 앓을 경우 후유증 발병 확률도 그만큼 높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 유전자의 DNA변이가 장기간 후유증 발병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커서 중증 코로나19와의 연관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해당 유전자 변이가 장기 후유증 발병에 미치는 영향력은 중증 코로나19보다 훨씬 강력하다"면서 "장기간 코로나19 후유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치료ㆍ예방을 위한 중요한 실마리 중 하나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다양할 것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후유증 원인과 대책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영국 에든버러대의 크리스 폰팅 의생물학 교수는 "(코로나19 장기간 후유증에는) 단 하나의 답만 있을 수는 없으며 취약성을 갖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면서 "매우 복잡한 요인들이 얽혀 있겠지만 그것들을 분리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롱 코비드의 보건ㆍ사회경제적 비용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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