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

서믿음 2023. 7. 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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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저자는 작품이라는 세계 안에서 작가가 그려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며, 작가의 어떠한 고뇌가 그러한 세계를 창조해냈는지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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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저자인 수녀에게 그림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모든 뛰어난 작품에는 한 시대의 모습뿐만 아니라, 시대를 관통해도 변함없는 우리 삶의 진실이 들어 있는 법. 저자는 작품이라는 세계 안에서 작가가 그려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며, 작가의 어떠한 고뇌가 그러한 세계를 창조해냈는지를 추적한다.

어쩌면 역사 속 유다는 누구보다 예수를 열정적으로 사랑했을지 모릅니다. 사랑을 쏟았던 만큼 그 사랑이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기대했을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습니다. 그리고 열혈당원 유다에게 그 사랑은 자기와 같은 길, 조국의 회복이라는 길이었을 것입니다. 그것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민중선동, 민중의 신뢰확보, 로마에 대한 복수심, 유대인의 희망인 메시아에 대한 자부심 같은 것이 털끝만큼도 보이지 않는 시간을 유다는 견딜 만큼 견뎠을 것입니다. 이 열혈당원에게서 빠질 수 없는 애국심과 자기욕망 또한 모자라지 않았을 것입니다. 돈주머니 역할을 맡았던 것을 보면 누구보다 현실에 밝고 또 총명했을 것이고, 그 총명함으로 누구보다 빨리 자신의 길과는 너무도 다른 예수의 길을 파악했겠지요. - 〈한 유대인의 초상화, 예수와 유다〉 중에서

인간의 고귀함이 자연 위에 우뚝 서서 마음대로 통치하고 지배하는 것일까요? 생명의 소중함이 과학의 발전만으로 지켜낼 수 있을까요? 인간의 참 행복이 물질이 풍족하다 하여 얻어지는가요? 참된 자유가 우주를 여행한다고 해서 누릴 수 있는 것일까요? 하느님 없는 이성, 인간의 힘으로 가능한 발전의 끝이 이제는 보이지 않나요? 이제 우리는 사막의 수도자들처럼 “우리가 무엇을 해야 구원을 얻을 수 있을까요?”라고 물을 때가 되지 않았는지요? 역설적인 의미에서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라는 제목은 잘맞는 듯합니다. - 〈방랑자라기보다는 마치 모든 것의 주인인 양〉 중에서

약한 인간들이 모여 살아가는, 상처가 없을 수 없는 가정과 공동체를 묶어주는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것이 이 자기희생의 사랑입니다. 화해할 수 없는 마음의 수백 겹의 단층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것도 이 자기희생의 사랑뿐입니다. 사랑을 가장한 왜곡과 집착의 어지러운 실타래 안에서도 고요히 사랑의 숨을 내쉴 수 있게 해주며, 손쉽게 실타래를 끊어버리고 해방을 외치게 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걸려도, 서로가 더 힘들어져도 화해의 여정 없이는 진정한 공동체를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빈자리입니다. - 〈빈자리, 하지만 따뜻함으로 채워지는〉 중에서

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 | 장요세파 | 파람북 | 268쪽 | 1만67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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