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가야 하는데"…다리 잃은 우크라 군인, 비행기서 쫓겨나

무릎 꿇고 호소했으나 결국 탑승 거부 당해
항공사 측 "승객 안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

전쟁에서 다리를 잃은 우크라이나 군인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쫓겨나는 영상이 확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의족을 착용한 남성이 승무원의 제지 끝에 결국 비행기에서 내리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다리를 잃은 우크라이나 국적의 군인이 승무원의 제지에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이미지출처=틱톡]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해당 항공편은 헝가리의 저가 항공사인 위즈에어 소속이었으며, 남성은 우크라이나 국적의 군인으로 파악됐다.

남성은 전쟁에서 다리를 잃었으며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려 했다. 그러나 승무원이 탑승을 제지했고, 남성은 배낭 안에 가족을 위해 산 선물들을 보여주며 "그럼 난 어떻게 집에 가야 하냐"며 눈물을 흘리며 무릎까지 꿇었으나 소용없었다.

승무원은 남성의 호소에도 "비행 중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건강 상태로는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올린 게시자는 "남자는 비행기 구석에 한 시간 넘게 서 있었고 승무원은 의자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이 논란되자 위즈에어 측은 성명을 내고 "안전이 회사의 최우선 순위이기 때문에 모든 승객이 비행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승무원의 책임"이라고 했다.

이어 "승객이 비행 중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징후가 있는 경우 탑승을 거부할 의무가 있다"며 "이번 경우 승객의 안전을 염두에 두고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