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구종 하나 더했을 뿐인데…에이스로 돌아온 브랜든

차승윤 2023. 7. 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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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브랜든 와델(29·두산 베어스)이 지난해와 전혀 다른 투수가 돼 돌아왔다.

브랜든은 올 시즌 3경기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0.90(11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3경기에서 소화한 이닝이 20이닝에 달하고, 탈삼진도 21개나 된다. 이닝 소화력이나 각종 비율 성적에서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꼽히는 에릭 페디(NC 다이노스) 라울 알칸타라(두산) 아담 플럿코(LG 트윈스)에 뒤지지 않는다.

두산이 이런 성적을 기대하고 그를 재영입한 건 아니다. 브랜든은 이미 지난해에도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선수로 두산에서 뛰었다. 당시 그는 '견적'이 나오는 투수였다. 그건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었다. 전 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3점대 평균자책점도 기록했다. 

그러나 발전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직구 구속은 빠르지만, 타자의 헛스윙을 이끌 수 있는 위닝샷이 없었다. 넓은 홈 구장(서울 잠실)을 맞혀잡는 수준에 불과했다. 9이닝당 탈삼진이 5.54개에 불과했고, 헛스윙 비율도 20.1%에 그쳤다.

현재까지 브랜든에 대한 트래킹 데이터는 지난 6월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기록이 전부다. 이후 등판한 울산과 포항 구장에는 측정 장비가 없다. 비록 한 경기지만, 올 시즌 브랜든의 투구 레퍼토리가 달라진 게 드러난다. 구속은 지난해 평균 146.5㎞/h(스포츠투아이 기준)에서 146.8㎞/h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브랜든 와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대신 레퍼토리가 변했다. 지난해 평균 136.7㎞/h 슬라이더를 구사했는데, 올해 슬라이더의 평균 구속은 131.7㎞/h다. 느려진 게 아니라 다른 공이다. 지난해는 각이 작고 빠른 커터(컷패스트볼) 성격의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올해 던지는 슬라이더는 각이 크다. 스포츠투아이의 PTS는 브랜든이 올해 별도의 커터(평균 구속 138.9㎞/h)를 던진다고 관측했다. 이 공이 작년의 슬라이더라고 볼 수 있다. 커터는 변화하는 각이 작아 범타는 유도해도 헛스윙을 유도하기 힘들었지만, 각도가 큰 공을 추가한 게 탈심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브랜든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슬라이더를 추가한 게 유효한 것 같다. 이전보다 헛스윙을 많이 유도할 수 있다"며 "상하 움직임도 있어서 스위퍼보다는 슬라이더가 맞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A구단 관계자는 "브랜든의 슬라이더도 스위퍼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브랜든은 "비시즌 동안 변화 각이 큰 구종을 원했다. 함께 운동한 동료들인 미치 켈러(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타일러 비디(요미우리 자이언츠) 등에게 물어봐 그립을 배우고 마음대로 던져봤는데, 잘 맞아 계속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MLB)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비디는 슬라이더를 던지지만, 켈러는 스위퍼를 구사한다.

이승엽 두산 감독(가운데)이 6일 경기 승리 후 브랜든 와델(왼쪽)과 호세 로하스에 축하를 나누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브랜든은 12일 SSG 랜더스전에 등판 후 전반기를 마칠 예정이다. 깔끔한 시작 덕에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분 좋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일정을 묻자 그는 "아직 결정은 하지 않았고, 아내와 상의만 했다. 한국을 구경하면서 돌아다닐 것 같다"며 웃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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