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 수준 넘어선 공연계…왜 ‘영화’는 회복 더딜까
올해 상반기 콘서트, 뮤지컬 등 공연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높은 관객수와 매출을 확보한 것과 달리, 영화계는 여전히 회복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시장 역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땐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속도가 확연히 더디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극장 관객 수는 5839만 207명을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같은 기간 3241만 4128명이 극장을 찾은 것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상반기(1억 931만 8867명)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 영화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같은 기간 한국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36%까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볼만한 한국 영화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서 외화에 자리를 내준 셈이다. 그나마 지난 5월31일 개봉한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3’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반면 공연계는 일찌감치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났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2년 공연시장 동향 총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공연 티켓 판매액은 5590억원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약 3897억원)보다 43% 늘었고, 티켓 판매액은 전년(2021년)에 비해서는 82% 증가한 규모다. 특히 회복세가 가장 빨랐던 뮤지컬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매출 규모가 사상 최대인 4253억원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공연 시장과 달리 영화 시장의 회복이 느린 이유로 ‘확실한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영화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관객들은 영화관에 갈 이유가 뚜렷한 작품이 아니면 극장을 찾지 않는다. 영화관에 가지 않고도 넷플릿스 등 OTT로 충분히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확실한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편에 대한 신뢰가 있는 시리즈와 프랜차이즈 영화에 관객들이 쏠리는 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해 5월 이후 관객 500만명 이상을 모은 영화는 ‘공조2:인터내셔날’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 ‘범죄도시2’ ‘범죄도시3’ ‘스즈메의 문단속’ ‘아바타:물의 길’ ‘탑건:매버릭’ ‘한산:용의 출현’ 등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이 그의 재난 3부작,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이 이순신 3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모두 시리즈 영화다.
공연계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던 것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오랜 기간 많은 관객을 동원해 온 스테디셀러가 다수 공연됐다. ‘지킬 앤 하이드’ ‘데스노트’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레베카’ ‘프랑켄슈타인’ ‘웃는 남자’ ‘아이다’ ‘마타하리’ 등이 지난해 상반기 티켓예매순위 상위 10개 작품에 이름을 올린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하반기에 역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스위니토드’ ‘영웅’ ‘이프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물랑루즈’ 등이 공연됐다.
수익이 불투명한 신작을 올리기보단 팬덤을 보유한 스테디셀러 뮤지컬을 공연함으로써, 팬데믹 기간 손해를 보전하고 향후 신작 발굴 자금을 쌓자는 차원이라는 것이 제작사의 설명이다. 300~500석 규모의 중소극장이 포진된 대학로 역시 ‘랭보’ ‘빨래’ ‘여신님이 보고 계셔’ ‘사의 찬미’ 등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
물론 영화계가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기록은 지난해 전체 관객수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라는 점을 빌어 일각에선 완연한 회복세가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이번 여름 시장의 성과에 따라 올해 극장 최종 관객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다수의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여름 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매출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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